▶ 출신 고교서 약 1시간 엄수...동창·시민 2천500명 참석
▶ ‘혼수 상태’ 웜비어 데려온 조셉윤, 문대통령 조전 전달

북한에 장기간 억류됐다가 혼수상태로 송환된 뒤 사망한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장례식장이 마련된 ‘와이오밍 고등학교’에 그를 추모하는 리본이 달려 있다. 푸른색과 흰색은 학교 상징색이다. 그 뒤로 추모객들이 줄지어 서 있다.[연합]
북한에 억류됐다가 의식불명 상태로 고향에 돌아왔지만 결국 엿새 만에 숨을 거둔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22)의 장례식이 22일 그의 모교에서 엄수됐다.
장례식장은 오하이오 주 신시내티시 외곽에 위치한 '와이오밍 고등학교' 강당에 마련됐다. 그의 이름과 졸업연도가 새겨진 붉은 벽돌 위에는 조화가 놓였다.
식장 앞에는 "우리 시즌의 피날레다. 위대한 쇼는 끝났지만 수백개 새로운 후속편들이 바로 시작된다"는 문구가 내걸렸다. 지난 2013년 웜비어가 졸업생 대표로 연설한 축사의 일부다.
졸업생 대표에서 4년 만에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 웜비어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학창시절 친구들과 마을 주민 등의 추모행렬이 줄을 지었다. 현지 언론은 약 2천500명이 장례식장을 찾았다고 전했다.
장례식은 엄숙한 분위기 속에 오전 9시부터 약 1시간 동안 진행됐다. 유대교 랍비인 '제이크 루빈'이 주관한 장례식에서는 웜비어의 형제들과 친구들이 추도사를 하면서 눈물바다를 이뤘다.
'웜비어 송환'에 주도적 역할을 맡았던 조셉 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웜비어의 부모에게 문재인 대통령의 조전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셉 윤 특별대표는 장례식 일정 때문에 애초 이날로 예정됐던 북한 관련 상원 청문회까지 연기했다.
오하이오가 지역구인 롭 포트먼 상원의원(공화) 등 상·하원 의원들, 존 설리번 국무부 부장관 등 고위 인사도 장례식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식장에는 웜비어가 재학 시절 축구팀에서 활약했던 사진과 북한에 가져갔던 유품 등도 전시됐다.
장례식을 마친 조문객들은 "웜비어가 왜 죽어야 했는지 모르겠다",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이라는 말을 반복했다. 조문객들은 웜비어가 스포츠를 즐기는 등 매우 활달했고 호기심이 많은 학생으로 기억했다.
웜비어가 북한에 억류됐던 지난해 1월 당시 대학 3학년이었던 버지니아 주립대 동기 100여 명도 장례식장을 찾았다.
웜비어의 운구는 장례식 직후 인근 스프링 그로브 묘지로 이동했다. 장례식장에서 묘지로 가는 도로 주변에는 와이오밍 고등학교를 상징하는 흰색과 푸른색 리본이 곳곳에 내걸려 웜비어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웜비어는 지난해 1월 관광차 방문한 북한 평양 양각도 호텔에서 정치 선전물을 훔치려 한 혐의로 체포됐으며, 같은 해 3월 체제전복 혐의로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17개월간 북한에 억류됐다가 지난 13일 혼수상태로 돌아와 입원한 지 엿새 만인 19일에 결국 숨을 거뒀다.
웜비어의 사망 소식은 미국인들을 충격과 분노에 빠뜨렸고, 미국 전역에서 며칠째 애도 물결이 이어졌다. 이날 장례식장에는 현지 언론을 비롯한 외신 기자 수십 명이 찾아 미국 내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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