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잇단 ‘성추행’ 추문으로 얼룩...’500 스타트업’ 창업주도 성추행 폭로된 후 사퇴
▶ NYT “여성 벤처 기업인 VC들로부터 성추행” 폭로
실리콘 밸리의 유명 벤처투자자(VC)인 '500 스타트업'의 공동 창업주 데이브 맥클루어가 성추행 파문으로 지난 3일 총괄파트너 직을 사퇴했다.
맥클루어가 지난 2014년 500 스타트업에 취업하길 원했던 새라 쿤스트라는 여성에게 성적으로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는 뉴욕타임스(NYT)의 보도가 나온 지 나흘 만이다. 그는 당시 "당신을 고용할지 아니면 공격할지 매우 혼란스럽다"는 내용의 페이스북 메시지를 쿤스트에게 보냈다고 한다.
맥클루어는 "일과 관련된 상황에서 여러 명의 여성에게 다가갔으며 이는 분명 부적절한 행동이었다"고 인정하고, 자신은 이와 관련된 상담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실리콘 밸리의 여성 기업인이나 취업을 원하는 능력있는 여성들이 벤처투자자들의 성추행에 노출돼 있다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하지만 지난 23일 IT 전문매체 인포메이션이 그 구체적 내용을 폭로한 뒤 수면위로 불거지게 됐다.
인포메이션은 바이너리 캐피탈의 공동 창업주인 저스틴 칼드벡이 최소한 6명의 스타트업 여성 기업인을 성추행했다고 폭로했다.
칼드벡은 투자자금이 필요했던 한 여성 기업인과의 저녁 식사에서 "호텔 방에 데려주겠다"고 제안했고, 또 다른 여성 기업인과는 호텔 바에서 만나 테이블 밑으로 그녀의 다리를 더듬었는가 하면, 새벽 3시에 '만나자'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는 것이다.
칼드벡은 24일 성명을 통해 "어떤 식으로든 불편함을 느낀 여성들과 위대한 실리콘 밸리 기술 생태계에 대해 사과한다"면서 "나는 상담이 필요하며 무기한 휴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바이너리 캐피털 투자자들은 그 정도 선에서의 수습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많은 투자자가 투자액 반환을 요구했고, 바이너리 캐피털은 사실상 파멸 상태로 접어들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NYT는 지난달 29일 "실리콘 밸리의 여성 기업인이 투자를 받으려면 남자들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참고 심지어 위험한 상황까지 무릅써야 한다"면서 NYT가 취재한 여성 IT 벤처기업인들 가운데 최소한 24명이 VC로부터 성추행당한 사실을 털어놨으며, 이들이 지목한 '성추행 투자자' 명단에는 '로어케이스 캐피털'의 크리스 사카, '500 스타트업'의 데이브 맥클루어 같은 유명 VC가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사태가 더 많은 VC 들로 확산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칼드벡 성추행 파문 직후 링크트인 창업주인 레이드 호프먼은 "VC가 투자를 필요로 하는 여성 기업인을 상대로 부적절한 관계를 요구하는 것은 교수가 학생에게, 직장 매니저가 부하 직원에게 부적절한 관계를 요구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면서 "권력관계를 이용한 터무니없고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맹비난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맥클루어와 칼드벡 사건은 미국 혁신의 중심이자 진보적 가치의 대명사로 불려왔던 실리콘 밸리의 추악한 현실을 드러낸 것"이라며 "남성 중심적인 실리콘 밸리에서 괴롭힘을 당하는 여성들이 점점 많아지고, 그 결과는 실리콘 밸리의 오랜 권력구조를 흔들어 놓고 있다"고 말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잘 나가던 스타트업인 차량공유회사 우버가 성추행과 남성 중심적 사내 문화로 인해 트래비스 캘러닉 CEO가 사퇴하고 회사가 총체적 개혁작업으로 홍역을 겪고 있으며, 실리콘 밸리의 영향력 있는 VC 들이 붕괴되고 있는 현실은 실리콘 밸리의 '성공한 남성 중심 문화'에 일대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얘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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