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르시아 자라테 1급,2급,과실치사 무죄...불법무기소지만 유죄
▶ 대통령,공화당 측 평결 비난...법원,변호사, “평결은 정치와 무관”

샌프란시스코 맷 곤잘레즈 변호사가 재판 후 평결에 대한 질문을 받고 있는 모습. [AP]
샌프란시스코 피어 총격 사건의 멕시코 출신 불법체류자 호세 이네스 가르시아 자라테(54)가 30일 무죄 선고를 받았다.
자라테는 1급 살인, 2급 살인, 과실 치사 혐의를 받고 있었지만, 배심원단은 6일간의 심의끝에 변호인 측의 주장을 받아들여 무죄 평결을 내렸다.
자라테가 유일하게 받은 형벌은 흉기 소지로 인한 16개월, 2년, 혹은 3년 징역형이다.
미연방보완관국(U.S. Marshals Service)의 영장이 발부된 자라테는 징역형을 받은 후 본국으로 추방될 예정이다.
2년 전 SF 피어14에서 가족과 산책하던 캐서린 스테인리(32)를 총살한 혐의로 체포된 자라테의 재판은 지난 10월 23일부터 계속돼 왔다.
그동안 재판에서는 자라테가 적어도 2급 살인에 대한 유죄평결을 받을 것이라는 평이 유력했지만 재판 중 자라테가 발포한 총알이 콘크리트 바닥에 튕긴 후 스테인리를 맞혔다는 증거가 나오면서 자라테의 범행이 의도적이지 않았다는 변호인측 주장에 무게가 실렸다.
불체자인 자라테는 총격 사건이 일어나기 전 밀입국 및 마리화나 관련 혐의 등으로 체포됐지만, SF시 이민자 보호정책에 따라 불기소 처분을 받아 방면된 후 약 10주 뒤 범죄를 저질러 논란을 일으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운동 당시 스테인리 총격 사건을 예로 들며 반이민 및 불법 체류에 대한 강경 정책을 공약으로 내세웠으며, 선출 후 연방 정부 보조금 지원 중지 의사를 밝히며 SF시를 포함해 이민자 보호도시에 위협을 가했다.
한편 이날 평결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한 공화당에서는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스테인리 총격 사건에 대한 평결은 수치스럽다. 불법이민에 대한 자국시민의 분노에 대한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 “배심원단은 자라테가 무려 7건의 범죄 기록이 있는 흉악범인지 모르고 있었다. 스테인리의 살인범은 오바마 정부 시절 느슨해진 국경 경비를 뚫고 상습적으로 밀입해 범죄를 저질렀다. 국경벽을 지어야 한다!”라며 평결을 맹비난했다.
하지만 자라테는 과거 마약 관련 범죄로 기소된 것 이외에는 흉악범죄라고 불릴만한 폭력 범죄를 저지른 기록은 전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라테의 변호를 맡은 맷 곤잘레즈 변호사는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내각 또한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특별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지 말 것”이라면서 “곧 이들은 합리적 의심의 선을 넘어 무죄 추정의 원칙을 이용하게 될 것이다”라면서 맞받았다.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은 “외국인 범죄자를 보호하려는 시의 결정이 스테인리의 가슴 아픈 죽음을 초래했다”면서 자라테를 재기소할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공화당)는 “피해자인 스테인리의 유가족보다 불체자가 더 많은 권리를 누리고 선처를 받았다. SF는 안전한 도시가 아니다”라고 비난했으며, 에릭 스왈웰 미연방 하원의원(민주당, 캘리포니아 15지구) 또한 “배심 제도는 존중하지만, 평결은 동의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처럼 평결이 이민자 보호와 관련해 이슈화가 되며 각 정치 세력 간의 공방이 이뤄지고 있지만, 새뮤얼 펭 연방법원장은 SF시의 이민자 보호정책은 재판 결과에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이애나 가르시아 검사는 “많은 이들이 이번 평결이 그들의 정치적인 견해와 상반돼 분노하고 있지만, 이번 재판은 어떠한 정치적인 견해와 무관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고 전했다.
SF시 주민간에도 평결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민인 바바라 벨롤리(78) 씨는 “재판은 공정하게 이뤄졌다. 트럼프는 입을 다물어야 한다”라고 말한 반면 또 다른 주민인 자거 린다 모여(46) 씨는 “이 도시의 다양성을 사랑하지만, 범죄에 대한 처벌은 좀 더 강력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톰 추(44) 씨는 “수많은 이들이 사건의 진상을 잘 알지 못하면서 자기 할 말만 하고 있다. 비극이다. 이러한 상황에 트럼프 대통령은 또 트윗글을 올렸다”고 전했다.
스테인리의 유가족은 “평결은 충격스럽고 슬펐다.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정의는 기회가 주어졌지만 구현되지는 않았다”면서 “화가 나거나 복수심에 불타지는 않다. 우리의 캐서린이 좋은 곳으로 갔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SF시의 불체자 보호 정책에 관해서는 “이민자들이 두려움 없이 공권에 참여해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는다는 면에서 지지하지만, 연방 당국과의 모든 협력을 거부하는 시의 결정은 너무 멀리 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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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에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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