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밀컨 글로벌 컨퍼런스서 격전, 루비니 “가치 없다, 완전 사기”
▶ 마신스키 “코인 한개라도 사봤나”
비트코인을 주축으로 한 ‘암호화폐’의 미래를 놓고 지난 2일 LA인근 베벌리힐스의 베벌리 힐튼호텔에서 열린 ‘밀컨 글로벌 컨퍼런스’에서 석학과 암호화폐 업계 대표 간 일대 격전이 벌어졌다.
‘닥터 둠’으로 알려진 대표적 비관론자인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이날 컨퍼런스에서 ‘암호화폐가 분권화를 촉진하는 장점이 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가치가 없는데다 쓸데없는 얘기”라며 “비트코인은 17세기 투기 광풍이 불었다 거품이 꺼진 튤립보다 나쁘다”고 일갈했다.
루비니 교수가 암호화폐 비판에 열을 올리자 패널로 참석한 알렉스 마신스키 셀시우스 최고경영자(CEO)는 “신세계를 몰라도 너무 모른다”면서 “1코인이라도 사보기는 했느냐. 사본 후에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격하게 반발했다. 셀시우스는 암호화폐의 개인 간(P2P)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격해진 토론에 브렌트 매킨토시 미 연방법무부 자문관은 “아무래도 내가 개입해 암호화폐 논쟁 패널들을 규제해야 할 것 같다”고 뼈 있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미국 정부는 아직 암호화폐에 대한 공식 규제정책을 내놓지 않고 있어 거품 붕괴로 인한 투자자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휴식 후 재개된 세션에서도 두 사람의 거친 설전은 그치지 않았다. 마신스키 CEO가 참석자들에게 “암호화폐 자산이 확대되면 은행은 없어질 것”이라고 전망하자 루비니 교수는 “사기 치고 있구먼” 이라며 강한 냉소를 보였다.
세계 금융계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암호화폐의 미래를 다룬 이날 세션은 투자자들이 대거 몰려 만석을 기록했다. 암호화폐의 대표격인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9,200달러 안팎에서 거래돼 지난해 말 2만달러까지 급등했던 데 비하면 반 토막 이상 났지만 루비니 교수가 올 2월 “곧 6,000달러 밑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한 것에 비하면 선전하고 있다.
또 다른 세션에 참석한 크리스토퍼 장칼로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의장은 “암호화폐가 부분적으로 화폐이면서 상품으로서의 특성도 있어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면서 “신생 자산인 만큼 의회에서 정책이 먼저 결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불수단으로는 적절하지 않지만 금과 비슷한 속성이 있어 장기투자는 가능할 것 같다”고 평가했다.
<
LA= 손철 특파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