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학교 선정기준 좋은 학교 선정기준](http://image.koreatimes.com/article/2018/05/29/201805291939095b1.jpg)
문일룡 변호사 페어팩스 카운티 교육위원
“어떤 고등학교가 좋은가요?” 교육위원인 나에게 종종 물어 오는 질문이다. 질문 의도는 대부분 어떤 고등학교에 가야 명문대학에 진학할 수 있느냐이다.
몇 주 전에도 한국에서 이 지역으로 이주해 오고자 하는 어느 가정과 “좋은 학교 선정”에 관해 얘기를 나누었다. 그 분은 한국에 살면서도 이 지역에서 흔히 좋은 고등학교라고 한다는 몇몇 학교들의 이름을 이미 다 알고 있었다. 아마 이 지역 친지들로부터 전해 듣거나, 인터넷 검색을 통해 판단했을 수도 있다. 그리고 해당 고등학교 학생들의 SAT의 평균 점수나 학교 평가기관의 발표 자료를 살펴보았을 지도 모른다.
그런데 좋은 학교라는 게 사람마다 관점이 다를 수 있다. 명문대학 진학만을 기준으로 한다고 하더라도, 우선 어떤 대학이 명문대학으로 여겨져야 하는가에 대해 각자 생각하는 바가 다를 수 있다. 명문 주립대학이면 충분하다고 보기도 하고, 아이비리그 대학이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또한 각 가정의 입장에서 볼 때, 특정 학교 학생들의 평균 대학진학 통계 보다는, 해당 가정 자녀의 명문대학 진학 가능성이 초점이 될 것이다.
같은 페어팩스 카운티 고등학교들 사이에서도 SAT 평균점수나 특정 대학 진학률에 차이가 있음은 분명하다. 그런데 또 하나 분명한 것은 학교들의 커리큘럼이나 교사 수준에는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차이가 있는 부분은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일 것이다.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는 일반적으로 부모의 학력과 경제력에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부유한 가정이나 고학력 부모가 많은 학교 학생들의 평균 학업 성취도가 높은 것이다.
특정 학생의 학업 성취도가 그 학생의 고등학교 선정 때문에 크게 달라지지는 않는다. 그래서 학교 선정을 묻는 질문에 나는 어떤 학교든 상관없고, 중요한 것은 학생이 얼마나 열심히 공부하느냐 라고 강조한다. 내가 미국에서 다녔던 고등학교도 가난한 학생들과 소수 인종 학생들 비율이 상당히 높은 학교였지만 좋은 대학에 진학할 수 있었다고 덧붙인다.
그리고 한국에서 이 곳으로 온지 얼마 안 되어 아직 영어가 서투른 학생들에게는 영어를 조금 더 빨리 배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영어 실력이 부족하면 어떤 과목도 제대로 공부하기 어렵다. 나는 한국에서 고등학교 때 미국으로 왔다. 당연히 영어 실력은 형편없었다. 그래서 미국 고등학교에서의 공부나 대학진학 준비가 쉽지 않았다.
다행이었던 것은 그 당시 내가 다니던 고등학교에 한인 학생이 나 혼자였다는 것이었다. 지금부터 40년도 더 전의 일이었는데 당시 이 지역에 살던 한인들 수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나는 처음부터 미국 토박이 학생들과 직접 부딪쳐 가며 학교생활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것이 영어를 좀 더 빨리 배울 수 있었던 이유였다.
그래서 나는 한국에서 갓 온 가정이 고등학교 선정 질문을 해 올 때 한인 학생들이 많지 않은 학교를 고려해 보라고 권한다. 토박이 미국학생들을 친구로 사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또한 상대적으로 학업 성취도가 낮다고 알려진 학교를 선정해 그 곳에서 두각을 나타내 보라고 권한다. 그럴 경우 선생님들의 눈에 띄어 좋은 추천서도 받을 수 있어 오히려 대학 입학에 유리할 수 있다.
미국에 온지 얼마 안 되는 한인학생들이 명문대학 진학을 목표로 한다면 정말 깊이 고려해 보아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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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일룡 변호사 페어팩스 카운티 교육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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