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카고 시가 주민들로부터 사랑받던 공공미술품을 고가품 경매시장에 내놓았다가 비난이 일자 취하하는 해프닝을 벌였다.
5일 시카고 트리뷴과 뉴욕 타임스 등에 따르면 시카고 시는 공립도서관 레글러 분관에 걸려있던 케리 제임스 마셜(63)의 작품 '지식과 호기심'(Knowledge and Wonder)을 오는 15일 뉴욕 크리스티 경매소를 통해 매각할 계획이었으나 공공예술 옹호론자들과 작가의 반대에 부딪혀 긴급 철회했다.
이 그림은 미술계의 '블루칩'으로 평가받는 마셜이 1995년 시카고 시로부터 1만 달러(약 1천100만 원)를 받고 특별 제작했다. 가로 7m 세로 3m 크기로, 흑인 어린이들이 책을 통해 깨달음을 얻는다는 뜻을 담고 있다.
크리스티 경매 예상 낙찰가는 1천만~1천500만 달러(약 112억~170억 원).
마셜은 흑인의 일상과 역사를 담은 그림을 통해 '흑인 정체성'을 모색해 온 화가로 잘 알려져 있다. 앨라배마 주 버밍햄에서 태어나 로스앤젤레스에서 자랐으나, 1980년대부터 시카고에 살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대형 그림과 벽화로 잘 알려진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지나간 시간들'(Past Times·1997)은 지난 5월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생존 흑인 작가의 작품 최고가'로 추정되는 2천150만 달러(약 230억 원)에 낙찰된 바 있다.
람 이매뉴얼 시장은 마셜의 작품을 팔아 레글러 도서관 설비를 업그레이드하고 운영비를 충당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경매 계획이 알려진 후 미 전역의 큐레이터와 예술 평론가들이 반발을 표했고, 그림을 그린 마셜조차 "시카고 시청 앞에 놓인 피카소의 조형물(Chicago Piccaso·1967)을 팔면 더 큰 돈을 벌어들일 수 있을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결국 이매뉴얼 시장은 "작가가 원치 않는다면 그만두겠다"고 발표했고, 마셜은 "옳은 결정"이라며 반겼다.
크리스티 경매소 측은 "마셜의 걸작에 높은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우리는 공공예술의 가치를 적극 지지하고 이번 결과를 기꺼이 받아들인다"면서 마셜의 작품 '지식과 호기심'이 시카고 레글러 도서관에 남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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