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출신 작가 아네스 안 대표 설득에, 디즈니 디렉터·제품 디자이너 참여
▶ “2016년 출시 전 1년간 R&D 거쳐 만든 제품, 생리대 파동 이후 생겨난 브랜드와 차별화”

라엘의 세 공동 창업자들. 왼쪽부터 백양희·아네스 안 공동대표, 원빈나 제품 총괄 책임자. <라엘 제공>
“여자들에게 꼭 필요한 것으로 스타트업을 하자고 마음먹었어요. 아마존에서 여러 제품을 살펴보니 요즘 여성들이 필요로 하는 유기농 생리대가 적다고 생각해 라엘을 출시하게 됐습니다.” 현재 아마존의 유기농 생리대 카테고리에서 판매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라엘’의 아네스 안 공동대표는 라엘의 출시 배경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라엘은 캘리포니아주에서 거주하던 30대 한인 여성 셋이 의기투합해 지난 2016년 선보인 유기농 여성용품 스타트업이다. 기자 출신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안 공동대표 주도로 디즈니 영화사 배급팀 디렉터 출신인 백양희씨, 제품 디자이너 원빈나씨가 참여해 각각 공동대표와 제품 총괄 책임자를 맡고 있다.
백 공동대표와 원 제품 총괄 책임자는 안 공동 대표로부터 창업 제안을 받았을 때를 회상했다. 백 공동대표는 “디즈니에서 8년 동안 일해오면서도 계속 여성 문제에 관심이 많았고 여성의 건강한 기능을 위해 창업한다는 게 의미 깊었다”고 말했다. 원 제품 총괄 책임자는 “10년동안 미국과 한국에서 디자인 작업을 해왔지만 모두 클라이언트가 원해는 콘셉트대로 만드는 것이지 온전한 내 것은 아니라는 회의감이 들었다”고 창업에 뛰어들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안 공동 대표는 “공동 창업자가 여러 명이면 서로 부족한 점을 메꿔줄 수 있는 팀이 있어 의지가 된다”고 말했다. 안 공동 대표는 7살 난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이다.
■ 미국에서 먼저 시작해 이름 알린 라엘, 한국에 상륙
라엘은 특이하게도 한국이 아닌 미국에서 먼저 사업을 시작했다. 공동 창업자 셋이 모두 미국 거주라는 점도 있었으나 ‘글로벌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확립하기에는 미국 시장에서 먼저 인정받는 것이 필수 였다.
라엘은 지난 2016년 아마존에 처음 출시한 뒤 현재까지 유기농 생리대 카테고리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소비자 평점도 5점 만점에 4.9점 이상을 유지해오고 있다. 한국에는 지난해 4월 상륙했다. 지난해 3월부터 한국에서 불거진 생리대 유해물질 검출 여파로 국내 생리대 시장이 빠르게 개편되는 상황을 파고들었다. 한국 시장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했던 주요 생리대 브랜드의 생산량과 매출이 크게 감소했고 국내외 중소 브랜드들이 많이 생기기 시작했다.
안 공동대표는 “국내에서 생리대 파동이 불거지자 여기저기에서 너도나도 생리대 브랜드를 출시하거나 수입했다”며 “라엘은 그 이전에 1년 동안의 연구개발(R&D)을 거쳐 선보였고 아마존에서 출시 이후 1등을 놓친 적 없는 브랜드라는 점이 차별점”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라엘은 한국내 주요 백화점 대부분에 입점했을 뿐 아니라 한국내 홈쇼핑에서 완판 기록도 세웠다. 지난해 11월에는 약 20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 유치도 성공했다. 본 고장인 미국에서는 내년 주요 대형유통업체 입점을 앞두고 있다
미국에서 시작했지만 제품은 출시할 때부터 지금까지 한국 생산을 고집하고 있다. 원 총괄 책임자는 “생산공장을 찾기 위해 미국뿐 아니라 유럽·중국 모두 둘러봤지만 가장 깨끗하고 생리대에 관한 연구를 같이 해나갈 수 있는 곳이 현재의 생산공장이었다”고 말했다.
라엘의 생리대를 생산하는 곳은 한국 스타트업이다. 아마존 리뷰 등을 통해 수집한 소비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출시 이후 여섯 번 제품 업그레이드를 해왔다. 라엘의 강점으로 꼽히는 것은 타 유기농 생리대 제품과 차별화되는 ‘사용감’이다. 유기농 생리대가 종잇장처럼 얇다는 여성 소비자들의 불만을 반영해 일반 생리대 제품처럼 도톰한 제품을 만든 것이 유효했다.
■여성의,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여성 토털 케어 브랜드’로
라엘의 공동 창업자 뿐 아니라 직원 대부분도 여성이다. 그래서 여성이 어떤 고민을 하는지 그 누구보다도 잘 안다. 올해부터는 일하는 여성을 위해 특별한 복지제도도 시행한다. 백 공동대표는 “파트타임제도를 넘어서 여행을 가서도 근무할 수 있게 하는 원격업무제도를 실시할 계획”이라며 “한국과 미국 모두에 오피스가 있어 밤낮이 바뀌는 근무가 많아 이렇게 하면 근무시간도 조절하고 적절히 영감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3명으로 시작한 라엘은 어느새 한국에 15명, 미국에 20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회사로 성장했다. 어느새 올해는 매출 500억원을 내다보고 있다. 라엘의 목표는 이제 생리대를 주요 제품으로 하는 ‘전 세계 첫 여성 토털 케어 브랜드’로 성장하는 것이다.
“앞으로도 생리대뿐 아니라 여성의 생리전후증후군을 케어하는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최근에는 여성 생리 전후 증후군을 조절하는 스킨케어라인인 ‘리얼라엘’ 브랜드를 새롭게 선보였다. 스팟패치(여드름패치)·마스크팩·여성 청결제 등의 제품으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미 FDA 인증을 마친 리얼라엘 스팟패치(여드름패치)는 아마존 출시 직후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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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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