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직자 주도 시장, 직원 구하기 하늘의 별따기
▶ 해고 맘대로 못하고 기존 직원 지키기 안간힘

브롱스 헌츠포인트 소재 수산물 도매시장의 타인종 직원들이 한인 등 소매상들에 판매할 생선을 분류하고 있다.
# 퀸즈에서 식품점을 운영하고 있는 한인 김모씨는 최근 직원해고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영어미숙으로 고객과의 소통이 어려운 한 타인종 직원을 해고할 계획이었는데 당장 대체인력 구하는 일이 막막해졌기 때문. 김씨는 “직원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되면서 직원 해고도 맘대로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 브루클린에서 생선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한인 최모씨는 구인난이 심화되면서 얼마 전부터 직원 눈치를 살피고 있다. 히스패닉계, 특히 생선 손질을 잘하는 경력 직원 구하기가 힘들어지면서 기존 직원 챙기기에 나선 것. 최씨는 “심각한 구인난으로 기존 직원들의 편의를 봐주는 등 경력 직원 지키기에 나선지 1년이 넘는다”고 밝혔다.
청과와 수산, 델리, 뷰티 등 한인사회 전통업종이 직원이 ‘갑’의 위치에 서는 일명 ‘구직자 주도 시장’으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다.
최저임금인상과 반이민정책시행 등으로 구인시장이 급 냉각되면서 인력충원은 물론 직원이탈을 막기 위한 한인업주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것.
워싱턴포스트가 최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구직자 주도 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임금상승으로 지난해 임금 상승률은 평균 3.4%로 10년래 가장 높았다. 이는 지난해 고용주들이 인력충원이나 직원이탈을 막기 위해 임금인상 카드를 사용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3.8%라는 역대급 실업률도 ‘구직자 주도 시장’ 형성에 한몫 했다. ‘완전고용’상태를 의미하는 최저실업률로 구직자가 거의 없어 채용(신입, 경력 포함)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는 것.
한인사회 역시 완전고용시대, ‘구직자 주도 시장’의 영향권에 들었다는 분석이다. ‘구직자 주도 시장’은 한인사회 전통업종을 넘어 전체 업종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업종불문, 예전에 비해 직원구하기가 너무 어려워졌기 때문.
이처럼 구인난이 심화되면서 특히 경력 직원의 주가는 높아지고 있다. 일부 한인업주들은 과거에는 상상도 못했던 임금과 조건을 내세워 경력 직원 구하기 및 지키기에 나섰다.
퀸즈에서 델리가게를 운영 중인 한인 이모씨는 “심각한 구인난으로 경력 직원 경우, 주급을 최저임금보다 높게 책정하고, 오버타임도 꼼꼼히 챙겨주고 있다”며 “‘맘에 안 드는 직원 당일 해고’는 옛말로, 휴가도 챙겨주는 등 직원 지키기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뷰티업소의 업주도 “매장을 관리할 경력직원 채용에 나섰지만 임금 등 조건이 맞지 않아 아직까지 자리를 못 채우고 있다”며 “예전 같으면 벌써 사인했을 조건인데 임금을 더 올려 다시 구인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구직자 주도 시장’은 그리 오래 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2년 내 미국 경제가 불경기로 접어든다는 전망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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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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