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루마기를 입고 한글을 배운 소감을 발표하는 발렛트 교수. <사진 한국어교육재단>
“안녕하세요. 저는 백모당(白慕堂)입니다. 미국 사람이에요. 한국어를 사랑해요.”
팔순의 스탠퍼드대 중문과 토머스 발렛트 교수가 한글 사랑에 푹 빠졌다. 한글 이름도 지었다. 성은 영문 성을 따고, 이름은 ‘사모하는 집’이란 뜻을 썼다.
발렛트 교수는 지난 19일 밀피타스 시립도서관 강당에서 열린 576돌 한글 창제 기념식에서 “한글 공부를 하면서 한글이 얼마나 효과적인 문자인지를 깨닫게 됐고, 짧은 시간에 한글을 깨우쳐 한글을 큰 소리로 읽을 수 있는 것이 얼마나 기쁜 일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한국어교육재단과 밀피타스시 공동 주최로 열린 행사였다.
K-팝 등 한류에 힘입어 세계 곳곳에서 한글 배우기 열풍이 일고 있는데 발렛 교수도 그중 한 명이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평생 중국어를 접해온 학자인 그에겐 한글의 과학성도 보였다.
“비슷하지만 약간 다른 소리를 내는 모음(ㅗ 와 ㅜ 또는 ㅓ 와 ㅏ)들은 대조적인 방향을 가진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입의 모양을 본떠 만든 자음과 모음이 합해져 나오는 소리는 한글이 얼마나 과학적이고, 위대하며 질서정연한지를 잘 보여준다”
그가 한글을 접한 건 지난 여름. 자신의 강의를 듣는 한인 학생들의 이름을 한국어로 불러주고 싶다는 생각에서였다. 2년제 한국학교인 어드로이트 칼리지의 7주 프로그램을 신청했다.
학습 능력이 아주 탁월했다고 그를 집중 지도한 이 칼리지 구은희 학장은 전했다.
발렛트 교수는 하루빨리 여러 한국 사람들과 만나 한국어로 대화를 해보고 싶다고 했다.
그는 “배운 한글과 한국어를 직접 사용해 보기 위해 이른 시일에 한국을 방문하고 싶다. 그곳에서 서울대 민두기 교수가 쓴 실학 관련 서적을 구매해 읽고 싶고, 여러 사람을 만나 한국말로 대화를 나누고 싶다”고 했다.
그는 한글에 대해 “배우기 쉽고, 많은 사람이 문자 문화를 공유할 수 있다는 게 한글의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멋진 한글 글쓰기를 통해 한글을 말하고 읽을 수 있는 능력을 향상하겠다”라고도 했다.
하버드대에서 그리스 문학을 전공한 그는 대만 국립대 중국사 석사, 프린스턴대 중국 후기 역사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예일대, 프린스턴대, 하버드대, 영국 케임브리지대 등에서 교수로 재직했고 지금은 스탠퍼드대 강단에 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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