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커뮤니티센터·코리안벨가든·위안부 기림비…
▶ 31년 공직마감… 9일 정부청사서 송별회
■섀론 불로바는
1947년 메릴랜드 볼티모어 외곽(Pikesville)에서 태어나고 자란 불로바 의장은 1966년 결혼하면서 버지니아 페어팩스 카운티로 이사 왔다. 어려서부터 그림 그리기와 글쓰기를 좋아해서 화가나 교사가 되는 게 꿈이었으나 19살 어린 나이에 결혼하게 되면서 가정을 꾸리고 자녀들을 키우다보니 자신의 꿈을 접어두어야 했다.
아이들이 크고 나서 전자부품업체, 판매원, 오피스 매니저 등의 일을 했지만 만족할 수 없었다. 그러한 가운데 킹스파크웨스트 주민협회에서 활동하게 되면서 지역정치에도 관심을 갖게 되고 자신의 적성을 살려 뉴스레터 편집장으로 활동했다. 마침 주민협회 회장이 한국으로 귀국하게 되면서 부회장이었던 불로바 의장이 1984년 주민협회 회장이 됐다.
우연한 계기로 주민협회(Civic Association) 회장을 맡게 되면서 당시 애난데일 수퍼바이저였던 오드리 무어의 권유로 브래덕 수퍼바이저에 출마해 오늘에 이르게 됐다.
4명의 자녀와 7명의 손주를 두고 있으며 장남인 데이빗 불로바는 버지니아 주하원의원이다.
지난 11년간 페어팩스 카운티를 이끌어왔던 섀론 불로바 의장(72)이 이번 달로 임기를 마친다. 브래덕 지역 수퍼바이저로 20년, 수퍼바이저회 의장으로 11년 등 총 31년의 공직 활동을 마무리하고 은퇴한다. 한인커뮤니티센터 건립을 위한 적극적인 지원 등 한인사회와도 각별한 인연을 맺어왔던 불로바 의장을 보내는 아쉬움이 적지 않지만 은퇴 후에도 페어팩스 주민으로 남아 계속해서 함께 할 예정이다. 오는 9일(월) 오후 4-6시, 페어팩스 카운티 정부청사에서 열리는 송별회를 앞두고 불로바 의장을 만났다.
- 은퇴를 앞둔 소감은?
▲ 오랫동안 페어팩스 카운티 주민들을 위해 일할 수 있어서 영광이다. 앞으로도 지금의 일이 그리울 것이다. 다양성을 강조해온 페어팩스 카운티에서 역동적인 한인사회 참여는 큰 힘이 됐다. 소수계 가운데 가장 성장이 두드러진 한인사회는 교육, 문화, 경제 등 많은 분야에 기여했으며 개인적으로도 한인사회를 사랑한다.
- 한인사회와 함께한 추억,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 수퍼바이저 의장에 출마하면서부터 한인들의 남다른 지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간 한인사회와 함께한 많은 일들이 즐겁고 행복한 추억으로 기억될 것이다. 특히 ‘한인커뮤니티센터’를 준비하며 한인들과 더욱 친밀해졌으며 이제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 만큼 하루속히 건립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한인커뮤니티센터는 한인사회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 중요한 장소가 될 것으로 기대가 크다.
‘위안부 기림비’를 세운 일도 기억에 남는다. 적잖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한인들의 지지와 후원에 힘입어 청부 청사 내에 위안부 기림비를 세울 수 있었다. 과거의 역사가 아닌 지금도 자행되는 전쟁범죄, 인신매매, 여성인권의 상징적인 조형물이 페어팩스에 세워졌다는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코리안 벨 가든’도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
언제나 봐도 아름다운 한국정원, 한국문화도 알리고 지역 주민들에게 편안한 쉼터를 제공하고 있다. 은퇴 후에도 정원에 들러 꽃향기를 맡으며 오늘을 기억하는 추억의 공간이 될 것이다.
- 30년 넘게 지켜본 페어팩스 카운티의 변화상은?
▲ 처음으로 브래덕 수퍼바이저에 당선됐던 1987년과 비교하면 페어팩스 카운티는 상상도 못할 만큼 많은 발전을 이루어냈다. 당시 카운티 인구는 74만 명으로 버지니아 철도(VRE)도 없고 메트로 블루라인 스프링필드/프랑코니아 역도 없었다. 카운티 대부분이 주거지역(bedroom community)으로 타이슨스 코너도 그저 외곽지역의 샤핑몰로만 알려져 있을 뿐이었다.
최근 페어팩스에 불고 있는 변화의 바람은 그저 놀라울 뿐이다.
현재 115만명이 살고 있는 페어팩스는 양적 성장뿐만 아니라 경기침체로 인한 재정위기를 극복하고 카운티 채권을 트리플 A 등급으로 회복시켰다. 타이슨스와 레스톤을 연결하는 메트로 실버라인이 개설됐으며 내년에는 덜레스 공항까지 연결된다. 새로운 토지개발 계획이 마련되어 타이슨스 코너의 스카이라인이 바뀌고 있으며 오래된 다른 상업지구에 대한 재개발도 추진되고 있다.
또한 성장발전에 걸맞는 에너지 효율, 환경문제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모든 주민들에게 공평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차별 없는 공정한 세상을 지향하는 ‘원(one) 페어팩스’의 비전을 이어가고 있다.
- 갑작스런 개발, 성장위주 정책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도 적지 않다.
▲ 페어팩스 카운티에서 추진하는 많은 사업 가운데 우선순위는 주민들의 주택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대대적인 지역개발과 동시에 저소득층을 위한 주택지원 사업도 함께 진행되고 있다.
개발을 추진하는 기업 측에서는 많은 돈을 투자하는 만큼 보다 많은 개발 이익을 기대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지역사회를 고려해 함께 성장하는 것이 기업에도 이득이 된다고 설득하며 주택지원 사업에 동참하도록 하고 있다.
- 앞으로의 계획은?
▲ 미뤄왔던 정원손질도 하고 여행도 많이 다니고 싶다.
은퇴 후에도 페어팩스 주민으로 남아 앞으로 더욱 기대되는 페어팩스 카운티의 미래를 함께하고 싶다. 일선에서는 물러나지만 다른 정치인의 선거캠페인을 지원하기도 하고 주민들과 함께 지역사회 현안에도 목소리를 내는 등 하고 싶은 많은 일들로 바쁘게 지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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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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