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이유로 비무장 시민에게 총을 쏴 숨지게 한 시카고 경찰관이 2급 살인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쿡 카운티 법원은 20일 지난 2017년 1월 시카고 히스패닉계 다수 거주지 허모사에서 발생한 총격 살인 사건과 관련, 1급 살인 혐의로 기소된 시카고 경찰청 경관 로얼 하우저(58)에게 2급 살인 혐의를 적용해 유죄 판결을 내렸다.
시카고는 쿡 카운티 법원의 관할 지역이고 하우저는 28년차 고참 경관이다.
판사는 "하우저가 정당방위를 주장하지만, 사건 당시 증거들을 보면 총격은 무분별한 행동이었다"며 "그가 치명적 무력을 사용해야 할 이유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사건 당일 비번이었던 하우저는 여자친구와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살던 호세 니브즈(당시 38세)와 말다툼을 벌이다 권총을 꺼내 총격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 이웃 주민은 "둘이 큰 소리로 언쟁을 벌이다 총소리가 났다"면서 "창밖을 내다보니 니브즈가 가슴을 움켜쥔 채 쓰러졌고, 하우저의 총이 그를 겨누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당시 하우저는 경찰에 직접 전화를 걸어 "한 남성이 나를 공격하려 해 총을 쏠 수밖에 없었다"며 자수했고, 16일간의 조사를 받은 끝에 체포·기소됐다.
니브즈의 가족은 하우저와 니브즈가 이전에도 충돌한 적이 있다면서 이번 사건이 공권력 오·남용과 과잉 대응 지적을 받아온 시카고 경찰 문화에 근원을 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피해자 가족은 사건 발생 이전 하우저의 행동을 고발했으나 시카고 경찰청이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아 참사가 발생했다며 시를 상대로 별도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하우저는 사건 이후 사무직으로 전환됐으며, 현재 대중교통 전담팀에 소속돼 있다.
시카고선타임스는 하우저가 집행유예부터 최대 징역 20년형까지 선고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시카고 ABC방송은 "하우저는 시카고 경찰 문화에 근본적 변화 요구를 일게 한 흑인소년 16발 총격 사살 사건의 피고인 제이슨 반 다이크 이후 처음 살인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시카고 경찰관"이라고 전했다.
반 다이크는 1급 살인 혐의로 기소됐다가 인종적 편견에 의한 살해 의도는 없었다는 점이 인정돼 지난해 2급 살인죄로 징역 6년9개월, 보호관찰 2년을 선고받고 수감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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