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법회도 다른 모임도 중단됐다. 신도들 발길은 거의 끊겼다. 가뜩이나 붐빌 일이 별로 없던 한인사찰들은 더욱 인적 드문 공간이 됐다. 하지만 예불과 기도는 한층 간절해졌다. 코로나19 사태를 이겨내기 위한 발원이 더해진 까닭이다.
길로이 대승사 설두 스님은 이전불사 지원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이달 중 본사인 해남 대흥사를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사태 이후로 미뤘다. 매일 불공을 드리며 조속한 극복을 빌고 있는 스님은 “(코로나 사태는) 인간이 빚어낸 재앙”이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 모두 보고 듣고 말하는 것부터 조심하는 자세를 가다듬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 여래사 광전 스님은 한국체류일정을 단축하고 16일 복귀한 직후 법회중단을 결정했다. 여래사 원년멤버인 대각성 보살의 부군 사토리 야마사키 거사 49재는 23일 여래사 법당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 사태 때문에 자택에서 가족 중심으로 봉행됐다.
카멜 삼보사 주지 대만 스님은 제2차 3년결사 중 300일을 넘겼다. 지난해 초 제1차 3년결사를 마친 스님은 지난해 5월19일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에 맞춰 두 번째 3년결사에 돌입했었다. 근황 등을 듣기 위해 전화로 문자로 접촉을 시도했으나 스님은 세상사를 장황하게 논하는 것보다는 결사에 집중하고 싶다는 뜻과 함께 건강을 잘 챙기라는 문자답신을 보내왔다.
새크라멘토 영화사 동진 스님은 지난달 무진등 칼럼 '질병명X'를 통해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연기적 세계관을 다시금 가다듬자고 강조한 데 이어 이달치 칼럼 ‘치심 도심’(칼럼란 참조)을 통해서도 사태를 보는 새로운 눈을 제공했다. 이와는 별도로 스님은 기자와의 소통에서 “일상을 빼앗긴 세간의 모든 사람들이 너무 힘들겠다 싶지만 마음도 아프지만 오늘,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는, 덕분에 얻는 것도 있으리라, 좋게 생각해”본다면서 “살아, 있음으로 그저 빛나는 오늘을, 오래 불자님들과 함께 누리고 살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다른 스님들도 모두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하는 기도를 올리는 한편으로 간간이 찾아오는 신도들이나 전화 등으로 안부를 물어오는 신도들과 소통하고 있다. 신도들은 신도들대로 코로나 뉴스에 귀를 기울이는 한편으로 비상물품 구입 등에 관한 생활정보 등도 함께 나누고 있다. 상당수 신도들은 불교TV나 유튜브에 접속해 법문을 경청하거나 경전공부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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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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