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들 ‘코로나19 재택근무’ 명암
▶ “메신저 지시·화상회의…업무 더 복잡” “수면시간 늘고 집중력 향상” 의견도
“왜 지금까지 사무실에 매일 출근했을까요. 재택근무를 시작하니 출퇴근 스트레스도 없고 쓰던 에너지로 일에 집중하니 업무 능률이 오르네요.”
“재택근무도 좋지만, 하루 종일 일하면서 삼시세끼 밥까지 챙겨야 하니 죽을 지경이네요. 차라리 출근하는 게 나은 것 같아요.”
코로나19 비상사태 속에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들이 시행되면서 집에서 ‘재택근무’를 하는 한인들도 늘고 있는 가운데 예상치 못한 재택근무를 시작한 한인 직장인들에게도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LA의 ‘세이퍼 앳 홈’과 캘리포니아의 ‘스테이 앳 홈’ 행정명령이 시행된 지 일주일이 훌쩍 넘은 가운데 매일 하루 1~2시간 교통지옥을 뚫고 출퇴근 전쟁을 치르던 한인 직장인들의 삶이 순식간에 멈추고 거실로 출근하고 안방으로 퇴근하는 새 일상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그런데 이같은 재택근무가 많은 한인 직장들의 사무실 풍경을 바꿔놓은 것은 물론, 평소 낮 시간에 떨어져 있던 부부와 가족들이 하루 종일 집에 같이 있게 되면서 생기는 갖가지 문제점도 두드러지고 있다.
코로나19만 아니었다면 한인타운 내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을 이수정(37)씨는 재택근무에 만족하고 있다. 이씨는 지난 2주동안 화상회의, 사내 메신저, 전화 등으로 업무를 진행하는데 전혀 불편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출퇴근으로 낭비되는 시간이 없고 업무상 비효율적인 거품이 걷어진 것이 가장 만족스럽다”며 “수면 시간도 늘고 바로 아침에 업무를 시작해 집중력이 향상됐다”고 말했다.
물론 재택근무라고 다 편한 것은 아니다. 매일 화상회의는 물론 이메일에 5분 안에 답하라는 회사도 있다.
3주째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 최성호(39)씨는 “메신저나 이메일 등으로 업무 지시나 일할 때 소통을 더욱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며 “모든 문서로 기록해 두고 소통이 잘 되지 않을 때 화상이나 전화로 세심하게 확인하는 추가 작업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재택근무라는 갑작스러운 근무환경 변화에 모두가 만족하는 것은 아니다. 일터인 집이 업무에 최적화돼 있지 않은 직장인들은 “차라리 출근하겠다”고 외치기도 한다.
집에서 일하면서 육아와 삼시세끼를 챙기는 직장인들은 두 배로 힘들다. 남편이 재택근무를 하고 자녀들이 있는 경우 일하면서도 중간중간 밥을 챙겨주고 휴교로 온라인 학습을 하는 아이들도 점검해야 한다. 10대 자녀가 있는 김효원(46)씨는 “재택근무 2주차인데 일하면서 하루 세끼 밥을 챙기다 남편과 싸움도 잦아졌다”며 “학교에 가지 않는 아이들도 하루 종일 집에 있으면서 스마트폰만 하고 말을 듣지 않는다”고 한숨을 쉬었다.
재택근무를 하는 직장인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근무시간’이 아닌 ‘업무성과’를 요구하는 기업의 업무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또 출퇴근과 재택근무에 대한 직장인들의 생각도 바뀌고 있다.
박소정(41)씨는 “출퇴근할 때는 재택근무가 부러웠는데 재택근무를 하니 힘들어 출퇴근의 소중함을 깨닫는다”며 “직장에 대한 고마움과 일하는 것에 대한 감사함을 깨닫는 소중한 시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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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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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근무한다고 삼시세끼 밥 챙겨 달라는게 도둑놈 심뽀 아닌가? 식당들도 투고는 받는데 햄버거 사다가 먹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