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문 받아놓고 인력 태부족에 발동동
▶ 작년 비해 절반… 광고내도 반응 무덤덤

한인 봉제업체들이 심각한 구인난에 빠지면서 20~30% 수준의 인력 부족 현상을 겪고 있지만 수주 단가의 개선 없이 구인난 해결은 힘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로이터]
상대적 임금 높은 건축으로 일손 뺏겨
한인 봉제업계가 구인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 벗어나 회복의 기지개를 켜면서 재도약을 노리고 있는 한인 봉제업체들은 일감 수주를 더 하고 싶어도 이를 감당할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보니 아예 포기하는 사례까지 등장하고 있다.
예상하지 못한 구인난이 재도약을 위해 걸음을 재촉하고 있는 한인 봉제업체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28일 LA 한인 봉제업체 업주들에 따르면 대부분의 한인 봉제업체들이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들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지난해 4월에 비해 20~30% 정도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심한 경우, 무려 인력 부족이 50%에 달하는 업체들도 있다. 지난해에 비해 인력이 반 토막으로 줄었다는 의미다.
직원이 반으로 줄어든 봉제업체 업주는 “한마디로 현재 일할 사람이 없는 상태”라며 “구인 광고를 내걸고 있지만 이를 보고 찾아 오는 신규 인력이 한 명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구인난에 당장 일할 사람이 부족하다 보니 수주 물량을 늘리는 일은 ‘그림의 떡’이 되었다. 정해진 납기일에 맞춰 납품을 할 수 없다는 현실 때문이다.
자칫 대량 수주를 받았다가 납기일을 맞추지 못하는 일이라도 발생하면 지연된 것에 대해 위약금을 비롯한 금전적인 손해가 더 커 아예 문제의 소지를 만들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또 다른 봉제업체 업주는 “일감 자체는 많이 있는 편이어서 일이 없어 공장을 돌리지 못하는 것보다는 나은 상태이지만 일손이 없다 보니 수주 물량을 확보할 수 없는 게 안타깝다”며 “더 하고 싶어도 보면서 못하는 이상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봉제업계의 구인난은 업계가 안고 있는 고질적인 저임금 구조에 찾는 한인 업주들이 많다.
현재 봉제업체들의 임금 지급 형태는 크게 2가지로 월급제와 작업한 의류 1장당 정해진 임금인 ‘피스 레이트’(piece-rate)다. 시간당 임금으로 정해진 월급제는 주로 숙련된 직원들에게 적용되는 반면 피스 레이트는 비숙련 직원들에 적용된다.
한인 봉제업체 업주들에 따르면 현재 피스 레이트의 경우 시간당 10달러 수준에 불과하다.
기존 직원들이 피스 레이트의 임금을 받는 것 보다는 최근 들어 호황세를 보이고 있는 주택 건축 공사 현장으로 대거 빠져나간 것이다. 주택 경기가 좋다 보니 그만큼 임금도 늘어난 까닭이다.
신규 인력 유입은 없는 상황에서 외부 인력 유출이 계속된 것이 구인난의 주요 요인인 셈이다.
인력난에 봉착하면서 봉제업체 업주들은 과거와 달리 봉제 작업의 한 부분을 맡아 직원과 같이 일을 하는 것은 다반사이고 배달 일은 이미 기본 업무가 된 상황이다.
문제는 노동집약적 산업인 봉제업의 속성상 저임금 구조의 임금 상황이 당장 개선될 가능성이 없다는 점에서 구인난 역시 쉽게 해결될 여지가 적다는 점에 있다.
미주한인봉제협회 잔 리 회장은 “원청업체의 단가가 개선되지 않는 한 봉제업계의 임금 개선 역시 장담할 수 없어 구인난에 특별한 대책이 없는 게 현실”이라며 “멕시코로 봉제 물량이 빠지고 외부 인력도 타 업종으로 빠지면서 봉제업계는 이중고의 어려운 현실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
남상욱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