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우리는 미국 우주개발 기업 ‘스페이스X’가 우주여행에 성공했다는 놀라운 뉴스를 접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 우주센터에서 발사한 민간인을 태운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이 사흘간 지구궤도 탐험 후 성공적으로 귀환했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우주여행이 가능해졌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만 하다. 역사적인 뉴스를 접하면서도 여전히 우주여행이 우리와 상관없는 먼 나라 이야기, 먼 미래의 상황으로 여겨지는 것은 왜일까.
며칠 전 한 외신은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서 테슬라의 창업자 일론 머스크의 자산평가액이 약 265조 원으로 집계돼 세계 1위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최근 그가 이끄는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가 크게 뛰었기 때문이다. 지난주 주식을 투자자들에게 매각하기로 하면서 기업 가치를 산정했는데 적자투성이 비상장 업체임에도 불구하고 1,000억 달러(약 120조 원)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불과 1년 전에는 약 55조 원이던 가치가 2배 이상 증가했다. 먼 미래의 이야기에 먼 나라 투자자들이 너무 높은 가치 평가를 하는 것은 아닐까.
투자자의 입장에서 현재 스페이스X의 성공은 그저 부러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모든 일들이 그렇듯 하루아침에 빛을 보는 사업은 거의 없다. 현재의 스페이스X는 혜성처럼 나타난 기업이 아니다. 지난 2002년 설립됐으니 근 20년이나 이어져온 회사다.
설립 이후로 15년간 성공보다 실패가 더 많았고 파산 직전까지 몰리기도 했다. 본격적으로 사업의 가능성을 인정받은 것은 2015년 12월 대기권을 나갔던 발사체가 귀환해 수직 착륙에 성공하면서다. 당시 스페이스X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50년간 이륙 역할 후 버려졌던 로켓 부스터를 재활용하는 우주여행을 생각해냈다. 기존 대비 수십 분의 1로 낮아진 비용으로 정확한 지점으로의 착륙까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스페이스X의 가치가 올라가지 않을 수 없던 역사적인 사건이었다.
사실 우리들 대부분은 아주 좁고 단편적인 지식에 의존하게 된다. 현실이 바빠 어떤 아이디어에 대해 깊게 생각할 시간이 없다. 따라서 우주여행이라는 이야기가 가슴에 와닿지 않는 것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더욱이 20년간, 50년간 이어지는 사건의 이면을 들춰 보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다. 느리더라도 멈추지 않는 기술 혁신의 거대한 흐름, 그 흐름을 이해하고 20년간의 시간을 기다려온 투자자들만이 우주여행의 미래와 최근 스페이스X의 가치를 나눌 수 있는 것이다. 부럽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다.
이달 20일 오전 7시가 되면 우리나라도 우주탐사의 역사를 새롭게 시작한다. 2010년부터 순수 국내 기술로만 개발해온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첫 시험 발사를 앞두고 있다. 누리호는 이를 시작으로 오는 2027년까지 일곱 차례의 발사가 예정돼있다. 어느새 우주라는 공간이 우리나라에도 다가온 것이다.
무역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우주산업 시장 규모는 2020년 423조 원이며 향후 2040년까지 3배 이상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부터라도 우주산업 성장의 이면에 있는 첨단 기술과 기술 혁신의 큰 흐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진정한 투자자라면 보다 장기적인 산업의 변화와 기술 혁신의 큰 흐름에 보다 집중해야 하는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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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준 텍톤투자자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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