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동현 성빈센트병원 안과 교수는“실명 원인 1위 질환인 황반변성을 안저 검사로 조기 발견하면 증상을 개선하거나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성빈센트병원 제공]
황반변성은 당뇨망막변증, 녹내장과 함께 3대 실명 질환으로 꼽힌다. 황반변성은 망막 중심부이자 시세포가 몰려 있는 황반 부위가 손상ㆍ변성되면서 사물이 찌그러져 보이거나 직선이 휘어져 보인다. 황반변성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2016년 14만5,018명에서 2020년 20만1,376명으로 4년 새 38.9% 증가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40세 이상 국민 중 13.4%가 황반변성을 앓고 있다(국민건강영양조사).
지동현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안과 교수를 만났다. 지 교수는“황반변성은 1초 정도면 검사가 끝나는 간단한 안저(眼底) 검사로 진단할 수 있다”며“황반변성을 조기에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시력이 급격히 떨어져 결국 실명하는 질환이기에 정기적인 안과 검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반변성이란.
탁구공만 한 우리 눈 안에는 망막이라는 카메라 필름 같은 역할을 하는 곳이 있다. 이 망막에서 시각 정보를 전기 신호로 바꿔(다시 말해 그림을 그려) 대뇌로 보내주면 우리가 사물을 인식하게 된다. 망막 중심의 황반(黃斑)이 이런 기능의 90% 이상을 맡고 있다. ‘노란색 원반 모양’이어서 이 같은 이름이 붙여진 황반에는 시세포와 시신경이 집중돼 있어 시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황반도 나이 들면서 노화와 함께 병이 찾아오는데 이 중 가장 무서운 것이 황반변성이다. 황반변성이 생기면 황반 내의 시세포와 시신경이 죽게 되고 망막층에 산소와 영양 물질을 공급하는 ‘맥락막’이라는 혈관층에서 신생 혈관이 자라게 된다. 이 신생 혈관은 암세포 혈관처럼 자기 영역을 벗어나 망막층까지 뻗어나가 망막세포를 파괴하고 출혈을 일으켜 결국 시력을 앗아간다.
-황반변성이 발생하는 이유는.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지만, 망막 질환 원인은 ‘노화’가 가장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이 들면서 망막 내 신호 전달 과정에서 발생하는 노폐물(산화 스트레스)을 처리하는 기능이 젊고 건강할 때와 비교해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다. 30대 이하 젊은 황반변성 환자는 전체 황반변성 환자의 1%에 불과하고, 40대부터 연령에 따라 점점 증가하며 특히 70대 이상이 황반변성 환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황반변성은 어떤 증상이 나타나나.
건성이냐 습성이냐에 따라 증상이 다르다. 건성 황반변성은 초기에 아무 증상이 없어, 안저 검사를 받아야 알 수 있다. 병이 천천히 진행되기에 시력도 서서히 나빠져서 노안으로 오해하기 쉽다. 습성 황반변성은 초기에는 글자나 직선이 흔들려 보이거나 굽어져 보이다가, 나중에는 단어를 읽을 때 글자 공백이 보이거나, 그림을 볼 때 특정 부분이 지워진 것처럼 보이고, 물체가 찌그러져 변형돼 보인다. 황반변성은 시력 중심부로부터 손상되므로 상당히 진행되면 건성과 습성에 상관없이 중심 시야가 흐려져 사람이나 사물을 제대로 보기 어렵다.
-자기 진단법은 없나.
‘암슬러 격자 검사’를 하면 된다. 바둑판 무늬처럼 생긴 암슬러 격자를 30~40㎝ 거리를 둔 상태에서 한쪽 눈을 가린다. 이때 정상이라면 바둑판 무늬가 똑바르게 보이지만, 황반에 이상이 생겼으면 격자 선 일부가 끊어지거나 흐려지고 휘어져 보인다. 암슬러 격자 검사가 아니더라도 책을 볼 때 한가운데 글씨가 흐리거나 끊겨 보이면 빨리 병원을 찾아 안저 검사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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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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