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 어머니 둔 VA 청년 “산천적 복수국적자 꿈에도 몰라” “출생신고 사실상 불가능”

지난 14일 전종준 변호사(왼쪽)를 찾아 선천적복수국적 피해에 대해 호소하고 상담한 저스틴의 부모. (저스틴과 아버지 둘 다 연방정부의 극비 신원조회 대상자라 가명으로 함).
버지니아에 거주중인 한인 2세가 선천적 복수국적이 문제가 돼 미 해군 핵담당 부서 발령이 취소될 위기에 처했다.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를 둔 저스틴(18, 가명)군은 최근 미 해군에 지원해 우수한 성적으로 극비의 핵 담당 부서 발령을 받고 기뻐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해군 측에서 이중국적자에 해당될지 모르니 주미한국대사관에 연락해 보라는 통보를 받았다.
저스틴의 부모는 해군 측에서 알려 주기 전까지는 아들이 선천적 복수국적자일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는데 워싱턴총영사관에 확인해 본 결과 선천적 복수국적자라는 답을 듣고 어안이 벙벙해졌다.
미국 태생의 한인 2세 남성은 만 18세가 되는 3월31일까지 국적을 이탈하지 않으면 병역을 필하기 전 37세까지 국적이탈이 불가능하다는 설명이었다.
저스틴은 만 18세에 한국 국적을 이탈하지 않았기에 37세까지 한국 국적이탈이 불가능한 이중국적자가 됐다는 황당한 말에 저스틴의 부모는 “이런 법이 어디 있느냐”고 항의했다.
담당자는 “영주권자인 어머니가 미국에서 결혼하면서 한국에 혼인신고를 해야 했고, 또한 자녀가 출생하면 한국에 출생신고의무도 있다”고 말했다. “출생신고를 하면 오히려 이중국적의 증거만 남지 않느냐”고 따지니 “한국의 국민정서 때문”이라는 이해할 수 없는 답을 했다고 한다.
전종준 변호사는 “한국의 주민등록법 상에 부모의 자녀 출생신고 의무는 있지만 저스틴의 아버지는 미국인이기에 한국법의 적용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자녀의 출생신고를 하려면 아버지와 어머니 양쪽 모두의 인적 사항이 있어야 가능하기에 부 혹은 모 단독으로 출생신고를 할 수 없다.
따라서 이혼가정이나 국제결혼가정에서 자녀의 출생신고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은데 시대에 뒤떨어진 선천적 복수국적으로 한인 후세들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지금 당장 저스틴을 구제할 수 있는 길은 없다”며 “단지 지난 2020년 9월 헌법소원 불합치 결정을 받은 대로 국회가 올해 9월30일까지 개정법을 만들어야 하는데 아직도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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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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