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국제유가가 하락하는데도 휘발유 가격은 내려가지 않는 현실을 지적하는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려 화제가 되고 있다고 CNN비즈니스가 16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과 가솔린 가격을 비교한 그래프와 함께 "유가는 내리고 있으니 휘발유 가격도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유가가 최근 배럴당 96달러였을 때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3.62달러였는데, 지금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31달러"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원유와 휘발유 회사들이 열심히 일하는 미국인들을 희생시켜 자신들의 이익을 챙겨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실제 WTI는 이달 8일 배럴당 124달러에서 16일 배럴당 96달러로 일주일 남짓 사이 23%가량 하락했으나,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30달러대에서 큰 변동이 없었다.

CNN비즈니스는 이런 현상이 새로운 것이 아니며, 이를 두고 '로켓과 깃털'(Rockets and feathers)이라고 꼬집는 말도 있다고 설명했다.

즉, 국제유가가 오를 때엔 휘발유 가격이 로켓처럼 빠르게 오르지만, 국제 유가가 내릴 땐 깃털처럼 천천히 내린다는 의미다.

미 행정부가 전략비축유를 방출했을 때 휘발유 가격이 천천히 내렸던 것을 목격했던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이런 현상이 또 일어난 것이 탐탁지 않을 것이라고 CNN비즈니스는 전했다.

그러면서도 유가가 내리자마자 휘발유 가격도 내려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는 점도 지적했다. 가격 변동이 공급망을 거쳐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정말로 문제가 되는 부분은 소비자 부담이 상당하다는 점이라고 CNN비즈니스는 지적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휘발유 가격이 10센트 오르면 미국 소비자들이 부담하는 연간 비용은 최소 110억달러(약 13조3천738억원) 늘어난다.

지난주 말 현재 휘발유 가격이 2019년 평균보다 갤런당 1.5달러 비싼데, 이 수준이 계속 유지된다고 한다면 미국 소비자들은 올해 휘발유 사는 데에 2019년보다 1천650억달러(약 200조6천70억원)를 더 지출한 셈이 된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트윗은 미국 민주당 의원들이 의회 지도부에 석유회사들의 이런 '갈취행위'에 대한 조사와 청문회 개최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낸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CNN비즈니스는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