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 난사 사고로 신음하는 미국과 마약 카르텔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멕시코가 상대방 치안 수준을 두고 때아닌 입씨름을 벌였다.
선제 공격은 미국에서 날렸다.
켄 살라자르 주멕시코 미국대사는 18일 오후 관저에서 출입기자 간담회를 열어 "멕시코 내 투자에 가장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바로 치안 불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근거로 멕시코에 투자처를 마련하려다 주저하는 업계 상황과 관련, "사업가들이 이구동성으로 같은 고충을 토로한다"며 "미국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멕시코로 향하던 투자 심리를 냉각시키고 있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치안 불안은 멕시코 고질병 중 하나다. 마약 카르텔 간 갈등이 가장 큰 원인인데, 주민 실생활과 밀접한 지역에서도 빈번하게 강력 사건을 저지르며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미국과의 국경 지역인 치와와주 시우다드후아레스에서 발생한 카르텔간 총격 사건으로 민간인을 포함해 11명이 사망했다.
앞서 9일과 10일에는 카르텔 조직원들이 중부 과나후아토주 편의점 25곳에 불을 질렀다. 최근 시장 아들이 카르텔 소행으로 추정되는 총격을 받고 피살되기도 했다.
멕시코 치안에 대한 미국의 우려는 여행금지 구역 증가로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수도 멕시코시티를 제외한 31개 주 가운데 기존 시날로아, 타마울리파스, 콜리마, 미초아칸, 게레로에 이어 최근 사카테라스에 대해서도 '납치 등 각종 범죄에 노출될 우려'를 이유로 절대 여행 금지 지역으로 설정했다.
살라자르 미국대사는 지난달 12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이 양국 안보 개선을 위한 공동 성명을 채택한 사실을 거론, "미국과 멕시코 양국이 이를 위해 협력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제 눈의 들보를 먼저 살피라'는 취지로 맞받았다.
마침 19일 미국 접경 지역인 바하칼리포니아르주 티후아나를 찾은 그는 "얼마나 많은 총기 사고와 폭력 행위로 (미국민들이) 불행을 겪고 있느냐"며 "그렇다고 우리는 그런 곳들을 방문하지 말라는 경고를 보내진 않는다"고 지적했다.
최근 뉴욕, 텍사스, 일리노이 등지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로 수많은 사상자를 낸 자국 상황을 돌아보라는 뜻이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미국 정부에 멕시코 주권을 존중하라고 충고하며 "저는 미국 당국을 매우 이해하고 존경하며, 모범적인 미국 국민들에게 애정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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