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3년간 1040억불에 달해…2021년 IMF는 686억불 수준
▶ 자원부국 등에 긴급 대출 증가
미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신흥국이 휘청이는 가운데 중국이 구제금융의 새로운 ‘큰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중국은 2021년 405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지원해 국제통화기금(IMF)의 686억달러를 추격하고 나섰다.
27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국 윌리엄앤드메리대 내 연구소인 ‘에이드데이터’는 이날 중국이 2000년부터 2021년까지 22개 국가에 총 2400억 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을 집행했다고 분석했다. 이 중 1040억 달러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간 집중됐다. 국가별로 보면 중국은 이미 미국의 구제금융 지원 규모를 한참 앞질렀다. 비교적 큰 규모의 미 재무부 구제금융은 2002년 우루과이에 제공한 15억 달러가 마지막이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글로벌 금융 안정망을 만들어온 IMF 등 서방 주도 기관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의 구제금융 규모가 늘어난 것은 신흥국의 인프라 건설을 지원하는 ‘일대일로’가 흔들리는 데 따른 영향이 크다. 중국은 2013년부터 2021년 말까지 국영은행 등을 동원해 아프리카·동남아시아 등의 고속철도·도로 건설에 총 8380억 달러를 지원했다. 하지만 최근 신흥국 경제가 흔들리고 이들 나라에 각종 부패 스캔들까지 발생하면서 일대일로 지원금 회수에 애를 먹고 있으며 지원에 나섰던 은행의 대차대조표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중국은 구제금융을 통해 지원금 회수에 나섰다. 에이드데이터의 브래드 팍스 전무는 “중국은 궁극적으로 자국 은행 구제를 시도하고 있다” “그것이 리스크가 높은 구제금융판에 뛰어든 이유”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구제금융을 국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실행하고 있다. NYT는 중국이 튀르키예·아르헨티나·스리랑카 등 지정학적 거점이나 천연자원 보유국으로서 의미가 있는 나라를 중심으로 긴급 대출을 해주고 있다고 짚었다. 구제금융을 달러 패권에 도전하는 기회로 활용하는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2021년 기준 중국이 제공한 긴급대출의 기준통화 중 90% 이상이 위안화였다.
<
이태규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