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가정이나 크고 작은 것을 막론하고 값이 나가고 안 나가고를 떠나 가보가 있기 마련이다. 심지어 숟가락 하나라도 가보가 될 수 있다. 남이 볼 때는 우습게 보일지라도 거기에 의미 부여가 된다면, 가끔 이 가보는 우리에게 활력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본인 집에도 가보가 몇 가지 있다.
첫째 은 십자가상이다. 오래전 미 육군사관학교를 구경 갔다가 인근에서 개러지 세일을 하길래 기웃거리다가 이것을 구했다. 가격은 10달러. 한 번은 기독교 서점에 들렀다가 비슷한 것이 있어 가격을 물어보니 500달러란다. 얼핏 보아도 내가 소장하고 있는 것보다 품질이 떨어진다. 귀하게 여겨진다.
둘째 그랜드 피아노다. 오래 전 큰 누나가 미국에 방문차 왔다가 늦게 난 내 아이가 남의 집 오래된 카펫 위의 음식을 주워 먹는 것을 보고 안쓰러워했다. 나를 극진히 사랑하는 그녀가 한국에 나오면 돈을 주겠다고 하여 한국에 가서 돈을 얻어 제법 큰집을 샀다. 갓을 쓰면 종을 부리고 싶다고 그 집에 어울리는 피아노를 사서 수없이 이사했지만 아직도 끌고 다닌다.
세번째 가구다. 본인이 노스캐롤라이나에 가서 살 때다. 뉴욕의 집을 파니 그 시골에선 대궐 같은 집을 살 수 있었다. 그곳에서 세계에서 제일 큰 가구점들이 있는 히코리(Hicory)에 갔다. 소파, 식탁, 테이블, 카펫 등 고급가구를 싸게 구입했다. 가보가 되었다.
네번째 족자들과 도자기들 그리고 산돌이다. 옛 서당의 풍경을 그린 인물화나 예수님이 죽은 아이를 안고계신 것을 그린 도자기, 남미산 산돌은 명품 중의 명품이다. 다섯째 고급 한국난과 화초다. 위에 열거한 것들은 남의 눈에는 별 것 아닐 수 있으나 나에겐 모두 가보다. 반은 골동품인 소중한 이 가보들이 어려운 삶을 살아가는데 위로와 평안을 선사해 줄 때도 있다.
<김길홍/원로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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