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단-만성적 LA 홈리스 문제 해결 가능한가
▶ 배스 시장 ‘2026 노숙자 제로’ 야심찬 목표
임금 앞지르는 렌트 상승, 고정수입 노인층 빈곤화…만성적 노숙자 12% 늘어

LA 한인타운 도로변에 빼곡히 들어선 노숙자 텐트들. [박상혁 기자]
캐런 배스 LA시장이 오는 2026년까지 LA의 길거리에서 노숙자들을 볼 수 없게 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노숙자 문제를 3년 내에 완전히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인데, 그러나 LA 홈리스 문제는 비싼 렌트비와 저렴한 주택 부족 등 구조적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배스 시장의 이같은 목표가 과연 실현 가능한 것인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배스 시장은 지난 18일 CNN의‘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 프로그램에 출연해“시장 임기가 끝나는 2026년까지 무엇을 성취하고 싶은가”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지난해 치러진 LA시장 선거 당시 주요 공약의 하나로 노숙자 위기 해결을 약속한 바 있다.
노숙자 문제를 담당하는 LA 홈리스 서비스국(LAHSA)에 따르면 LA시를 비롯한 LA카운티에 거주하는 노숙자 수는 6만9,000여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지난 2020년에 비해 4% 늘어난 수치다.
배스 시장은 “셸터나 임시 숙소에는 여전히 노숙자들이 있겠지만 최소한 길거리에서 죽어가는 사람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배스 시장은 취임 직후 노숙자 문제와 관련된 비상상태를 선언하고 지금까지 1만4,000여명의 노숙자들이 길거리 생활을 청산하도록 도왔다.
그는 “LA 노숙자들이 위한 장기간 거주할 수 있는 숙소를 건설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하고 있지만 여전히 몇달간의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우리가 (숙소를) 건설하는 동안 길거리에 사람들을 방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배스 시장이 중점을 두고 있는 또 다른 프로젝트는 텐트에 거주하는 노숙자들을 모텔이나 호텔로 옮기는 ‘인사이드 세이프’ 프로그램이다. 그는 지난 5월 말 통과된 130억달러 규모의 2023~24 회계연도 LA시 예산 중 2억5,000만달러를 이 프로그램에 투입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러한 배스 시장의 노숙자 문제 해결 목표가 어느 정도 실현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LAHSA는 카운티 내 노숙자 6만9,000여명 가운데 40%가 1년 이상 집없이 떠도는 ‘만성적(chronical)’ 노숙자라고 집계했다. 만성적 노숙자 수는 2년새 12% 증가했다.
이처럼 만성적 노숙자가 증가하는 이유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주요 원인은 저소득층 주민의 수입 증가 폭보다 훨씬 높은 주택 임대료 인상 때문이다. 노숙자 문제를 악화시키는 또 다른 원인으로 저소득층을 위한 저렴한 주택(affordable housing) 부족이 꼽혔다.
특히 65세 이상 시니어들의 경우 수입은 고정돼 있는 반면 임대료가 크게 올라 노숙자가 되거나, 노숙자에서 만성적 노숙자로 전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생활비와 주택 공급 사이의 불균형이 노숙자 위기를 부채질한다는 것이다. 저소득층 주거시설 부족은 다른 도시에 비해 노숙자가 훨씬 많은 LA에서 더 심각한 상황이다. 저소득층 주택 입주 자격을 갖춘 주민이 실제 입주하기까지 장시간 기다려야 하며, 주택 부족 현상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노숙자 위기 해결을 위한 배스 시장의 노력은 분명 칭찬받아 마땅하지만 LA의 노숙자 문제는 거의 감염병 유행 수준이기 때문에 더 근본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언론 기고가인 샬롯 앨리슨은 “저소득층 주택을 더 많이 건설하는 것이 LA의 우선순위가 돼야 하며, 이미 거주 중인 세입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임대료 인상을 낮추는 조례안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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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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