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도 왕성한 식욕엔 변함없고 돌도 씹어 소화시킬 정도로 건강하던 내가 최근 며칠 동안 식욕부진이라고 하니 집사람이 제일 걱정이다, 과부가 될까봐 그런가? 남편을 끔찍이 생각한 걱정일까?
중학교 때부터 서울의 변두리에서 함께 자라고 6년 동안 서울 중심에 있는 같은 학교엘 모두 개근하며 다녔었던 3명의 친구 중 한명은 환갑이 막 지나서 뭐가 급한 지 좋은 터 미리 잡아놓고 기다릴 터이니 자네들을 내 못다 한 삶도 함께 오래 살다 천천히 오라하며 저세상으로 가버렸는데 이제 또 다른 한 친구가 막 망팔의 나이에 접어들었는데 크나큰 중병진단을 받고 내게 근래 연락이 왔던 것이다.
아무리 식욕부진의 원인을 생각해봐도 단지 이 소식 받은 것 이외는 이유를 찾을 수가 없다. 셋이 모두 미국엘 왔고 뉴욕, 뉴저지, 워싱턴 등 동부에서 살아왔다. 한 친구는 사업가로, 다른 친구는 대학교수로, 나는 평범한 의사로 그동안 살아왔다. 이제 은퇴 후 여생을 남은 둘이서 그동안 못했던 하고 싶었던 일들을 좀 해보려던 차 친구의 중병소식은 이제까지 들와왔던 좋지 못한 소식들과는 차원이 또 달라도 너무나 다른 충격, 바로 그 것이었다.
그는 한국에서 기자생활을 하다 도미 후 사회학을 전공해 대학에서 교편을 잡더니 사업가 친구와 부인의 도움으로 넉넉하지는 못해도 행복한 삶을 영위해 왔고 은퇴 후에는 어릴 적 그림솜씨를 되살려 그 짧은 기간에 다작의 오일(American Landscapes)작품들을 만들고 집 지하실에 화랑을 만들어 전시회를 열 정도로, 유튜브인가 페이스북에도 올리는 등 왕성한 작품활동을 해왔기에, 필자가 그에게 반 고흐(van Gogh)라는 별칭도 증정했던 것이다
내가 서부로 이사는 왔지만 문명기기의 발전으로 화상통화 등으로 자주 심금을 털어놓곤 했는데 이게 왠 조화인고! 아! 가슴이 찢어진다.
사막에 내동댕이 쳐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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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길 / 의사 전 워싱턴서울대동창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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