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웃 영화 및 방송^미디어 작가들의 파업이 5개월여 만에 일단 종결됐다. 미국작가조합(WGA)이 대형 제작사들과의 협상에서 그동안 주장해온 요구사항들이 대부분 관철된 3년짜리 단체협약이 도출된 것이어서 사실상 노조 측의 승리라는 분석이다.
아직 할리웃의 또 다른 축인 배우조합의 파업이 계속되고 있긴 하지만 일단 절반은 해결된 셈이니 다행이라 볼 수 있다. 그동안 영화와 TV물의 제작이 전면 중단되고 할리웃과 연계된 비즈니스들까지 거의 올스톱 되면서 남가주 경제에 끼친 손실은 무려 15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가장 오래 끌어온 할리웃 노조의 파업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시작했지만, 미국 경제의 동력에 제동을 거는 파업 사태는 올 들어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상황이다. 올해 초부터 LA 지역은 교직원 노조와 호텔 노조, LA시 공무원 노조 등에 이어 할리웃까지 줄 파업으로 몸살을 앓았는데, 최근에는 전국에서 각계 노조들의 파업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어 2023년은 ‘파업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여기에 최대 노조들 중 하나인 전미자동차노조(UAW)가 포드와 GM 등 관련 사업장에서 시작한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또 다른 차원의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자동차노조의 파업 현장에 나타나 직접 피켓라인에서 시위에 동참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민주당 소속 대통령들 중에 친노조 성향을 보인 지도자들이 많았지만 이처럼 대통령이 직접 피켓라인에 선 것은 처음이라는 점에서 정계와 경제계가 술렁이는 모습이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열세에 처한 바이든 대통령이 대형 노조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정치적 노림수가 분명한데, 그렇지 않아도 경제 때문에 인기를 잃은 대통령의 이같은 행보가 득이 될지, 실이 될지는 미지수다.
미국 역사에서 노조들의 파워가 훨씬 강력했던 때도 있었으나 지금은 과거에 비해 노조원의 수도 상당히 줄어들고 영향력도 약해진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대규모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경제에 미치는 여파는 크다. 노동자들은 정당한 권리를 찾고, 고물가에 시달리는 국민들에게 미칠 영향은 최소화할 수 있는 노사간 지혜로운 접점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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