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안지구내 극단적 이스라엘 정착민의 폭력 단죄해야”
▶ 美메시지 방점 미묘한 변화…팔 자치정부 아바스 수반과도 회동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로이터=사진제공]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대하마스 교전 재개와 휴전 연장의 기로에 선 이스라엘을 다시 방문해 민간인 보호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개전(10월7일) 이후 4번째(단독 방문 기준)로 이스라엘을 찾은 블링컨 장관은 11월30일(현지시간) 예루살렘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이츠하크 헤르조그 대통령,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 등을 만났다.
블링컨 장관은 회동후 현지에서 행한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이스라엘이 짜고 있는 계획의 상세 내용을 논의했다"며 "나는 가자지구 북부에서 보았던 대규모 민간인 생명 손실과 대규모 이주가 (이스라엘이 본격 공격을 준비중인) 가자지구 남부에서 반복되지 않는 것이 긴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은 민간인 보호와 인도적 지원의 긴요함을 이해한다"며 "내가 (네타냐후) 총리에게 말했듯이 '의도'가 중요하지만 '결과'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자신이 이스라엘 지도자들에게 민간인 희생을 최소화하는 계획을 시행하라고 말했다고 소개한 뒤 "그것은 가자지구 남부·중부에서 전화(戰火)를 피할 수 있는 안전한 지역을 분명하고 정확하게 지정하는 것을 포함해 민간인 생명을 보호할 더 효과적인 조치들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당국은 지난달 7일 개전 이후 현재까지 가자지구에서 1만 5천 명 이상이 숨졌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블링컨 장관을 만난 뒤 "나는 블링컨 장관에게 하마스를 완전히 소탕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누구도 우리를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또 휴전이 끝나면 모든 인질을 구출하고 가자지구발 위협의 고리를 끊을 때까지 전쟁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도 다시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또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이날 블링컨 장관에게 가자 남부를 포함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군사 작전에 "몇주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고 미국 매체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미국은 인질 석방과 팔레스타인인 수감자 맞교환 및 교전중단 패키지를 중재한 입장에서 11월24일 시작한 휴전의 연장을 내심 바라지만 이스라엘은 전쟁의 지속 수행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미국과 이스라엘 사이에 미묘한 간극이 존재하는 가운데, 미국은 '전쟁을 계속할 것이면 가자지구 민간인 피해 최소화 방안을 마련하라'고 이스라엘을 압박하는 형국이다.
블링컨 장관은 또 네타냐후 총리 등에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개별 국가로 공존하는 '2국가 해법'도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미국은 평화와 자유, 안전 속에서 이스라엘과 더불어 살아갈 '팔레스타인 국가'를 진전시키는 실질적 조치에 주력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고 국무부가 밝혔다.
이는 이번 전쟁에서 이스라엘이 하마스 제거라는 목표를 달성한 뒤 팔레스타인과 각각 개별 독립 주권 국가로 공존하는 '2국가 해법'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 미국의 입장임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2국가 해법'에 대한 국제사회의 동조세력을 규합하고 있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2국가 해법'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가자지구와 더불어 팔레스타인인들이 거주하는 또 다른 지역인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긴장 완화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서안지구에서 극단적인 이스라엘 정착민들이 팔레스타인인들을 향해 저지른 폭력에 대해 책임을 물리는 즉각적 조치를 취할 것을 네타냐후 총리에게 촉구했다고 국무부는 소개했다.
이날 블링컨 장관은 네타냐후 총리를 만난 뒤 서안지구의 라말라에서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과도 회동했다.
가자지구 민간인 보호와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건설을 강조한 블링컨 장관의 이날 행보는 전쟁이 위태로운 일시 휴전 국면에 들어간 상황에서 미국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서 새로운 균형점을 찾으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지난달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 이후 이스라엘의 대하마스 반격에 대한 전면적인 지원 및 지지를 우선시했던 그동안의 입장에 미묘한 변화를 주는 동시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공존을 골자로 하는 전후 구상의 밑자락을 깔기 시작한 것일 수 있어 보인다.
<연합뉴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