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두로 돈줄’ 기업가 석방 대가로 전직 美 특수부대원 등 풀려나
▶ 베네수엘라, 美서 도주한 뇌물공여 피의자 신병도 인도
미국이 중남미의 '앙숙'인 베네수엘라와 수감자 맞교환에 합의했다.
20일 백악관 발표와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이 합의에 따라 미국은 돈세탁 혐의로 체포해 구금하고 있던 알렉스 사브(베네수엘라·콜롬비아 이중국적)를 석방하고, 베네수엘라는 미국인 10명을 풀어줬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측근 기업인인 사브는 2019년 미국에서 마두로 정권 비리와 관련한 돈세탁 혐의로 기소된 뒤 2020년 아프리카 카보베르데에서 체포돼 2021년 미국으로 인도됐다.
미국 당국은 베네수엘라가 미국의 제재 속에서 금과 석유를 수출할 수 있도록 하는데 사브가 중요한 역할을 맡았던 것으로 보고 그를 추적해왔다.
마두로 정부는 사브가 면책 특권을 가진 외교관 신분이었다고 주장했고, 사브의 변호인은 비공개 심리에서 사브가 미국 마약단속국(DEA)에 협력하며 마두로 대통령 이너서클의 비리 수사를 도왔다고 작년 폭로한 적이 있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부당하게 구금된 6명을 포함해 베네수엘라에 구금돼 있던 10명의 미국인이 오늘 풀려났고, 집으로 오고 있다"고 밝혔다.
석방된 미국인에는 실패로 끝난 2020년 마두로 정권 전복 시도와 관련해 체포된 전직 미국 특수부대원 루크 덴만, 아이런 베리가 포함됐다고 CNN 등 미국 매체들은 전했다.
미국인 뿐 아니라 베네수엘라는 자국내에 수감돼 있던 정치범 20명에 대한 석방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바이든 대통령은 소개했다.
수감자 맞교환과 더불어, 미국은 미군에 대한 대규모 뇌물 공여 사건의 피의자인 레너드 프란시스(말레이시아 국적)의 신병을 베네수엘라로부터 인도받았다고 바이든 대통령이 밝혔다.
프란시스는 질병에 따른 보석 상태에서 선고 공판을 앞두고 있던 작년 9월 발목에 찬 감시 장치를 제거한 뒤 베네수엘라로 도주했다.
이번 수감자 맞교환은 미국이 자국민 석방을 위해 권위주의 정권과 합의를 한 또 하나의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미국과 베네수엘라는 작년 10월 마약 관련 혐의로 수감돼 있던 마두로 부인의 두 조카와 미국 석유 회사 임원 5명 등 미국인 7명을 맞교환했다.
또 지난 9월, 이란에 수감된 미국인을 돌려받는 조건으로 미국은 한국에 동결된 상태로 있던 이란의 석유 수출 대금 60억 달러에 대한 동결을 해제했다.
그러나 10월 하마스의 대이스라엘 기습공격으로 전쟁이 발발하고,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등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 단체들이 이스라엘을 위협하자 카타르로 이체된 이 자금을 재동결한 바 있다.
또한 이번 합의는 마두로 정권에 맞서고 있는 베네수엘라 야권의 반발을 살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미국은 내년 베네수엘라 대통령 선거를 자유롭고 공정하게 치르기 위한 길을 연다는 약속을 11월30일까지 지키지 않으면 제재를 다시 부과한다는 경고와 함께 지난 10월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에 대한 제재를 완화했다.
미국이 제시한 시한(11월 30일)은 이미 지났지만 마두로는 자신의 최대 정치적 경쟁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의 공직 취임 금지 조처를 철회하지 않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우리는 베네수엘라의 민주주의와 그에 대한 베네수엘라 국민들의 열망을 지지한다"며 마두로 대통령의 약속 이행을 계속 면밀히 주시하면서 필요하면 조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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