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T “자국 방어의지 보여 방위비 압박 피하고자 수입 확대 나서”
▶ 이지스함·E-2D·패트리엇에 F-35도 거론…“21조원 이상 규모” 예상도
대만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안보 무임승차론'과 방위비 압박에 대비해 대규모 미국산 무기 패키지 구매를 고려하고 있다고 1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FT는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대만 정부가 트럼프 차기 행정부에 자국 방어력 강화 의지를 보여주고자 하며, 이를 위해 이지스 구축함과 E-2D 호크아이 조기경보기, 패트리엇 미사일 등 미국산 무기를 대거 도입하려 한다고 전했다.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 F-35 도입도 거론된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일했던 전직 당국자는 "대만이 (자국 방어 강화에) 진지하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무기) 패키지를 고려하고 있다"며 "그들(대만)이 그대로 이행한다면 (새로 지명되는)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에게 매우 공격적인 미국산 (군사)장비 패키지를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의 한 고위 국가안보 당국자도 어떤 종류의 무기 패키지가 자국 방어에 투자하겠다는 대만의 의지를 보여줄지를 두고 트럼프 당선인 측과 "비공식 논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소식통들은 대만이 미국에 F-35 전투기 최대 60대와 E-2D 4대, 패트리엇 미사일 400기, 퇴역 군함 10척을 요청할 수 있다고 전했다.
FT는 대만 국방부 싱크탱크인 국방안보연구원의 쑤즈윈 연구원을 인용해 이 같은 규모의 무기 패키지가 150억달러(약 20조9천300억원) 이상일 것으로 추산했다.
다른 대만 당국자는 최우선 구매 대상이 이지스함이라고 말했고, 또 다른 관리와 국방 전문가들은 트럼프 차기 행정부에 더 확실한 인상을 남길 무기로 F-35를 거론했다. 대만은 과거 F-35 도입을 추진했다가 F-16V로 변경한 바 있다.
대만의 미국산 무기 수입 확대 움직임은 미국의 동맹국들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방위비 증액 압박을 피하려 고심하는 가운데 나왔다고 FT는 짚었다.
동맹국과의 관계에서 가치나 노선보다는 돈 문제를 우선시하는 거래적 동맹관을 드러내 온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 대선 기간 '대만 방어' 의지에는 모호한 입장을 취했다.
지난 7월 인터뷰에서는 중국을 상대로 대만을 방어하겠느냐는 질문에 "대만이 방어를 위해 우리에게 돈을 내야 한다"고 답하며 방위비 압박을 예고했다.
루퍼트 해먼드 체임버스 미국·대만 상공회의소 회장은 대만이 고려 중인 대규모 무기 패키지가 차기 미 행정부와 "순조롭게 출발하려는 계약금처럼 보일 수 있다"고 FT에 말했다.
대만 정부는 트럼프 당선인 측과 이러한 무기 조달 계획을 논의했는지에 대해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고 FT는 전했다.
궈야후이 대만 총통부(대통령실 격) 대변인은 "대만해협과 역내 다른 지역에서 중국의 군사적 위협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대만과 인근 다른 국가 모두 방위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인수팀은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워싱턴 주재 중국 대사관은 관련 질의에 미국은 "대만 상대 무기 판매와 군사적 상호작용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라이칭더 대만 총통의 민진당에는 "외부 세력 의존과 군사력 강화를 통한 분리독립 시도를 포기하고, 대만을 분쟁과 전쟁으로 이끄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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