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선 불공정·불법 美체류 범죄자 송환 비협조 등이 이유인듯
▶ ‘제재→완화→다시 제재’…경제난 베네수, 다시 돈줄 묶이나

연설하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조 바이든 전 정부 시절 베네수엘라와 맺은 석유교역 합의를 폐기할 예정이라고 26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 트루스소셜을 통해 "바이든이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에게 내준 2022년 11월 26일자 석유 거래 양허를 되돌려놓을 것"이라며 "관련 협정(효력)은 3월 1일부로 종료된다"고 적었다.
2022년 11월 26일은 바이든 전 정부가 미 석유회사 셰브런에 베네수엘라 원유 생산을 확대하고 미국으로 석유 제품을 들여올 수 있는 라이선스를 준 날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게시글에서 셰브런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제재 카드를 다시 꺼내든 배경으로는 마두로 정부가 지난해 7월 28일 치러진 대선에서 공정성을 보장하지 못했다는 것과 미국 내 불법 체류 중인 범죄자를 신속하게 송환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앞서 바이든 전 행정부는 지난해 베네수엘라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공정하고 투명한 투·개표 행정과 국제 감시단 입국 허용 등을 조건으로 트럼프 1기 정부 시절 석유·가스 부문 수출과 관련해 광범위하게 부과했던 일부 제재를 완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정부 때 마두로 대통령 압박을 위해 베네수엘라 원유 수출을 제재했는데, 이에 따라 베네수엘라에서 국영 정유사 PDVSA와 합작 사업을 진행하던 셰브런이 적잖은 손해를 봤다.
셰브런은 2018년 기준 베네수엘라 지역 4개 유전에서 하루 16만 배럴 원유를 생산했으나, 제재 이후 하루 5만 배럴 생산에 그친 바 있다.
지난해 대선에서의 개표 불공정 논란 속에도 지난 1월 3번째 임기를 시작한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 2기 정부 출범을 전후로 미국에 유화적인 메시지를 발신하면서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좋은 관계" 구축 의지를 표명하고 있었다.
지난달 31일 카라카스를 찾은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베네수엘라 특별임무대사 리처드 그레넬에게는 그간의 상황은 관계 없이 새로운 교류의 장을 열자는 취지의 '제로 어젠다' 기반의 관계 개선을 당부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업 수완'이 석유 매장량 전 세계 최대 국가엔 베네수엘라에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을 하기도 했다.
미국 싱크탱크인 미주대화(Inter-American Dialogue)의 마이클 시프터 선임연구원(전 대표)은 트럼프 당선 직후 영국 BBC방송 스페인어판(BBC 문도)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친구들이 베네수엘라에서 사업을 하고, 많은 돈을 벌 기회를 마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이날 발표로 베네수엘라 '돈줄'은 다시 묶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제재로 경제난 심화를 경험한 마두로 정부는 "미국을 위시한 서방 제국주의의 제재"가 베네수엘라를 무력화하기 위한 "경제 전쟁이자 불법적 조처"라며 강하게 반발해 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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