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NN 보도 “추방 권한 막강해져…범죄조직 주요 타깃 예상”

불법 이민자 체포 중인 ICE 요원들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불법 이민자 추방 속도를 높이기 위해 227년 전 만들어진 '적성국 국민법'(Alien Enemies Act)을 곧 발동할 계획이라고 CNN 방송이 13일 보도했다.
CNN은 이 사안에 정통한 4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정부가 앞으로 며칠 안에 이 법안에 따른 권한을 발동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르면 14일에 발표할 수 있다고 전했다.
1798년 제정된 적성국 국민법은 불법 이민자들을 표적으로 삼아 신속히 추방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당국에 부여한다.
CNN은 현재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표적이 미국에서 활동 중인 베네수엘라 범죄 조직 'TDA'라고 전했다.
적성국 국민법은 18세기 미국과 프랑스와의 전쟁 가능성이 커지던 와중에 프랑스 편을 들 가능성이 있는 이민자들을 겨냥해 제정됐다. 미국과 외국 정부 사이에 전쟁이 선포됐을 때나 미국 영토에 대한 침공이나 약탈적 침입이 있을 때, 대통령이 이런 상황을 공개 선포할 때 등에 발동할 수 있게 돼 있다.
14세 이상으로 미국 시민이 아니면 이 법에 따라 구금하거나 추방할 수 있다.
통상 추방 명령을 받은 이민자들은 이민법원 시스템을 통한 구제를 신청해 추방 절차가 수년씩 지연될 수 있는데, 적성국 국민법에 따라 추방될 경우 이민법원 시스템을 거치지 않아 즉각적인 추방이 가능하다고 CNN은 설명했다.
이 법이 발동된 것은 1812년 전쟁과 1차·2차 세계대전 등 세 차례다. 특히 2차 대전 당시에는 이 법에 따라 일본인과 독일인, 이탈리아인 등이 3만명 넘게 구금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선거운동 당시부터 불법 이민자 추방 공약을 제시하며 이 법을 언급했다.
또 지난 1월 취임사를 통해 "모든 외국 갱단과 범죄 네트워크를 제거하기 위해 1798년 제정된 '적성국 국민법'을 발동해 연방과 법 집행 기관의 전폭적이고 막대한 권한을 사용하도록 지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갱단이나 범죄 카르텔의 위협을 이유로 들더라도 미국이 외국 정부의 공격을 받지 않는 이상 트럼프 정부가 이 법을 이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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