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무임승차 유럽은 한심”
▶ 험담 노출에 유럽 부글부글
▶ 밴스 그린란드 방문 예정에 유럽측 “용납 불가능한 도발”

J.D. 밴스 부통령과 부인 우샤 밴스.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뒤 어떤 동맹보다 단단했던 미국과 유럽 간 ‘대서양 동맹’에 빠르게 금이 가고 있다. 더는 자국에 빌붙지 말라는 새 미국 정권의 일방적 배척이 핵심 요인인데, 사령탑인 트럼프 대통령이 선봉에 세운 게 J.D. 밴스 부통령이다.
밴스는 지난 24일 시사주간지 애틀랜틱에 의해 폭로된 트럼프 행정부 외교안보 수뇌부 채팅방 토의에서 노골적으로 유럽을 폄하하고 험담했다. 25일 뉴욕타임스(NYT)가 “유럽을 지정학적 기생충처럼 표현하는 발언들로 가득했다”고 묘사한 당시 협의를 주도한 인물이 밴스였다.
이날 논의 주제는 친이란 예멘 반군 후티를 타격하는 작전 계획이었다. 밴스는 미국의 후티 공격으로 수에즈운하 해상로가 보호될 경우 막대한 이득을 얻는 편은 유럽이라며 “유럽을 또 구제하는 게 싫다”고 썼다. 그러자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유럽의 무임승차에 대한 당신의 혐오에 공감한다. 참 한심하다”고 맞장구를 쳤다. 작전 비용을 유럽에 청구하자는 얘기도 진지하게 오갔다.
물론 유럽 혐오 분위기는 트럼프가 잡았다. 전 세계를 상대로 자신이 벌이고 있는 ‘관세 전쟁’의 주적으로 줄기차게 유럽을 지목해 온 그는 지난달 자신이 소집한 집권 2기 첫 백악관 각료 회의에서 “미국을 뜯어먹는 게 목적인 조직”이라며 유럽연합(EU)에 강한 적개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유럽에 가한 충격은 밴스 편이 더 컸을 수 있다. 지난달 독일 뮌헨안보회의 기조연설을 맡은 그는 “마을에 새 보안관이 왔다”며 유럽 청중들에게 트럼프 체제에 적응할 것을 다그치는가 하면, 극우 정당 독일대안당(AfD)을 배척하는 독일 정치권을 상대로 “방화벽(AfD와 협력하지 않는다는 독일 연방의회 원내정당들의 원칙)의 자리는 없다”며 ‘민주주의 강의’를 해 경악게 했다.
그랬던 그의 속내가 재차 여과 없이 노출되자 유럽도 다시 끓어올랐다. EU 고위 외교관들은 25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밴스가 그동안 유럽을 향해 큰 적대감을 보여 왔지만 유럽을 미국이 지원하는 일에 얼마나 혐오하는지 보게 된 것은 여전히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 국제문제연구소(IAI)의 나탈리 토치 소장은 NYT에 “예전 같은 대서양 동반자 관계는 끝났다. (밴스 등의 행태는) 좋게 봤을 때 무관심한 경멸이고 나쁘게 보면 유럽을 적극 약화시키려는 시도”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 아랑곳없이 이날 밴스는 자신이 28일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를 찾는다고 밝혔다. 그는 엑스(X)에 올린 글과 동영상을 통해 배우자인 우샤와 미국 대표단의 그린란드 방문 계획을 거론하며 “우샤의 방문을 둘러싸고 흥분과 기대가 크다. 그녀 혼자만 모든 재미를 보게 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유럽과 그린란드는 이번 방문을 도발이자 점령을 위한 원정으로 간주하는 분위기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가 “용납 불가능한 압력”이라고 반발했고, 무테 에게데 그린란드 총리도 “힘의 과시”라고 비판했다. 에게데 총리는 이날도 “그린란드 정부는 (미국에) 어떤 초청장도 발송한 적이 없다”며 이번 방문이 초청에 의한 것이라는 트럼프의 전날 발언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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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다음 미쿡 대통령이될지 증말 골치아풀걸로 짐작이 가는구나 여러나라돌아다니며 무릅끌고 사과를해야만 그들의분이 좀 풀릴지도 미쿡을 믿을지도 모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