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샌타모니카 샤핑 명소
▶ 침체 겪으며 ‘유령거리’
▶ 재활성화 기폭제 될까
샌타모니카의 대표적인 관광·상업 중심지로 각광 받던 ‘3가 프로머나드(3rd Street Promenade)’ 거리가 팬데믹 이후 긴 침체에 빠진 가운데, 샌타모니카 시정부가 파격적인 해법을 꺼내들었다.
샌타모니카 시의회는 지난 13일 진행된 회의에서 3가 프로머나드 구역을 특별 ‘엔터테인먼트 존’으로 지정하고, 오전 8시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 지정 구역 내에서 성인 음주를 허용하는 조례를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 조례는 단순한 이벤트성 음주 허용이 아닌 매일 상시로 시행되는 제도로, 그간 엄격한 공공장소 음주 규제를 유지해온 캘리포니아에서는 극히 이례적이다. 시 당국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관광객과 상권이 크게 위축됐고, 최근 팰리세이즈 화재까지 겹치면서 프로머나드 일대의 위기는 심각한 수준”이라며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수년간 3가 프로머나드는 빈 점포가 속출하고, 방문객 수는 급감해 ‘유령 거리’라는 오명까지 얻고 있다. 한때 대형 소매 브랜드가 즐비하던 거리는 현재 임시 전시 공간이나 소셜미디어(SNS)용 팝업으로 채워져 있고, 거리 곳곳의 대형 의자도 텅 비어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지역 음식 및 유흥업계도 조례 통과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캘리포니아 기반 외식 기업 ‘글로벌 다이닝’의 루시안 튜더 CEO는 KTLA와의 인터뷰에서 “지금처럼 경기가 어려운 시기에 사업을 유지하는 건 매우 힘들다”며 “기존의 틀을 깨고 혁신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답”이라고 강조했다.
시정부는 이 조례가 단순한 음주 허용이 아닌, ‘야외 사교·문화 공간’이라는 콘셉트를 중심으로 관광 및 소비 진작을 노린다는 입장이다. 오는 2026년 월드컵, 2027년 수퍼보울, 2028년 LA 하계올림픽 등 글로벌 이벤트를 앞두고 도시 전반의 정비가 이뤄지는 가운데, 3가 프로머나드는 핵심 전략 구역으로 꼽힌다.
하지만 모든 주민들이 이 조치를 환영하는 것은 아니다. 샌타모니카 일부 주민들은 “이미 노숙자 문제와 범죄 증가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 공공장소 음주는 문제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라나 네그레테 샌타모니카 시장은 “미국 내 다른 도시들도 유사한 시스템을 도입했지만 큰 문제없이 운영되고 있다”며 “지역 내 질서 유지와 사업 활성화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고 KTLA는 전했다.
새 조례는 ▲만 21세 이상 성인만 음주 가능(공식 손목밴드 착용 필수) ▲해당 구역 내 등록된 업소에서 구입한 주류만 허용 ▲음료는 비유리용기에 담겨야 하며, 테이크아웃 가능 ▲바에서 다른 업소로 이동 시, 기존 음료는 폐기해야 함 ▲음주는 지정된 ‘엔터테인먼트 존’ 내에서만 가능 ▲매장 내 음주 행위는 금지 등과 같은 세부 규정을 포함한다.
시는 이 조례가 효력을 갖기 위해서는 구역 경계 표시, 참여 업소 교육, 손목밴드 지급 방식 등 운영 체계가 갖춰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샌타모니카 시는 오는 6월 21일 ‘프라이드 온 더 프로머나드’ 행사와 함께 조례의 공식 시행을 준비 중이다.
당일에는 관광객과 주민들이 실제로 거리에서 주류를 즐기며 새로운 변화를 체험할 수 있는 첫 무대가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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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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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epublic of Santa Monica can do whatever they want. They raised the sales tax and everything is expensive t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