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파 의제로 지지층 단속
▶ 치안불안 자극해 흔들기
▶ 정책실패 논란 시선 분산
▶ 정적 뉴섬 때리기 본격화
![[ LA 이민 단속과 시위 사태의 이면] 트럼프, 시위진압 군 투입 ‘정치적 노림수’… “내부의 적 찾아” [ LA 이민 단속과 시위 사태의 이면] 트럼프, 시위진압 군 투입 ‘정치적 노림수’… “내부의 적 찾아”](http://image.koreatimes.com/article/2025/06/09/20250609185535681.jpg)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개빈 뉴섬 주지사.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 진압에 군대를 동원한 데에는 복합적인 정치적 노림수가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LA 일원에서 불법체류자 단속·추방에 반발하는 시위가 이어지자 8일 캘리포니아주 방위군을 투입했다. 현지에서는 군대를 동원할 만큼 시위가 격렬하거나 치안이 위태롭지 않았다는 얘기가 일반적이다.
LA 경찰국(LAPD)은 시위가 대체로 평화로웠다고 밝혔고 지역 당국들도 시위 격화에 대처할 자체 역량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미국 대통령이 해당 지역을 관할하는 주지사의 요청 없이 주 방위군을 동원한 것은 1965년 민권운동 시대 이후 60년 만에 처음이다.
이처럼 이번 결단은 실질적 사유가 불분명하고 매우 이례적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적 포석이라는 지적이 뒤따른다. 일단 정치적 동지이던 억만장자 일론 머스크와의 결별, 과격하고 논쟁적인 정책에 따른 지지층 이탈을 단속하려는 선명성 강화가 지목된다.
뉴욕타임스(NYT)는 9일 트럼프 대통령이 LA 시위대를 사실상 폭도로 규정한 채 주방위군 배치를 결정하는 등 강력히 대응하고 있는 상황을 분석한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 충돌에서 정치적 기회를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차기 대선 잠룡 중 한명으로 꼽히는 개빈 뉴섬 주지사가 있는, 최대의 민주당 우세주(캘리포니아)에서 자신의 핵심 국정 어젠다인 불법이민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는 트럼프 대통령이 추구하는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다고 NYT는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변에서는 이번 LA 상황이 트럼프 대통령이 작년 대선에서 당선된 이유를 명확하게 보여준다고 내세우고 있다. 일례로 뉴트 깅리치 전 연방하원의장은 “이보다 더 명확할 수는 없다”며 “한쪽은 법 집행과 미국인 보호를 지지하고, 다른 한쪽은 범법자를 보호한다”고 대비시켰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에 대해 “침략”, “점령” 등의 격한 표현을 쓰고, 시위 참가자를 “폭력적인 반역 폭도” 등으로 칭하는가 하면 유관 각료들에게 “이민자의 침략에서 LA를 해방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들을 취하라”고 지시했다.
자신의 핵심 국정 어젠다인 불법이민자 추방의 진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LA 시위에서 물러나지 않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것에는 현 상황이 정치적 승부처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판단이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국정 어젠다를 지속 추진하는 동력을 확보하고, 보수 지지층을 결집하는 한편, 민주당의 아성에서 대선후보로서의 몸집을 키우고 있는 ‘정적’과 민주당을 견제하는 등 측면에서 물러설 수 없는 승부로 보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좌파 세력의 가두시위를 용납하지 않고 대통령 권한을 최대한 활용해 응수하겠다고 밝혀왔다. 정권의 정체성을 떠받치는 공약 하나를 이번에 실행해 불법 이민자 척결, 법질서 확립 등 슬로건으로 나타나는 보수 의제를 시각적으로 재확인한 것이다. BBC는 이번 조치에 트럼프 정권의 핵심 지지층이 기뻐하고 지지 정당이 없는 이들은 공공안전에 대한 우려에 흔들릴 것이라고 관측했다.
보여주기식 군대 투입은 머스크와의 결별 파문, 정책 실패에 대한 비판에서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조치라는 지적도 나온다. 가디언은 극우 매체를 이용해 시선을 돌리는 데 능한 트럼프 대통령이 증오, 분노, 공포를 조장할 ‘내부의 적’을 찾았다고 짚었다. 크리스 머피(민주·코네티컷) 연방상원의원은 엑스를 통해 “트럼프가 치유하거나 평화를 유지하려고 하지 않는다는 걸 기억하는 게 중요하다”며 “그는 상황을 악화하고 분열을 부추기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