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고어 민주당 후보와 조지 부시 공화당 후보의 2000년 대통령 선거부터 미국내 극우 세력들이 반이민 문제를 이슈화하여 알 고어를 공격하기 시작하면서 미국내 이민 문제가 주요 이슈로 되었다.
그리고 이제는 이념의 영역이 되어 진보와 보수의 전선이 되었다. 그리고 드디어 극우 세력들이 공화당을 완전히 장악하게 되었고 논쟁의 영역에만 있던 반이민이 최우선의 정책이 되었다.
그동안 미국정부는 국경을 통해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난민들을 유엔 난민법에 따라서 처리를 하였다. 그러나 난민들은 점점 더 많아지고 이를 처리하는데 필요한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게 되었다. 그 와중에 팬데믹이 발생하고 중남미의 자연재해와 정치적 불안정으로 난민들은 급격하게 불어났다.
여기에 홍콩이 중국화 되면서 탈출한 수많은 중국인들마저 멕시코를 통해서 미국으로 들어오면서 국경의 난민은 포화를 넘어서게 되었다. 미국도 유럽이 겪고 있는 난민 문제를 그대로 겪고있는 상황이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난민 문제와 더불어 미국내에서 오랫동안 살면서 저임금 3D 업종에 종사하던 1200만 서류미비 체류자들 모두를 추방하겠다는 선언을 하고 강경한 반 이민정책을 몰아부치고 있다.
사실 서류미비 체류자들이 어디에 있는지 이민국은 알 수가 없다. 그리고 ICE요원이 전체 3만명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보니 서류미비 체류자중 범죄 관련자, 추방명령을 받은 자, 영주권자 중 범죄 관련자 등 신분이 노출된 자들을 잡으러 와서 주위에 있던 사람들도 잡아가는 형태다.
그리고 이민단속반들은 백인들은 신분을 물어보지도 않고 유색인들에게만 신분증을 요구하고, 신분증 제시를 하지 못하면 무작위로 체포하고 있다. 이 와중에 실랑이가 벌어지면서 시위가 발생하고 있다. 그러니까 지금 미국의 유색인들은 잠정적으로 모두 불체자로 인식되고 있다.
미국에서 살고 있는 한인으로 92년 LA폭동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지금 LA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민국 요원들과 이민자들간 발생한 충돌, 그것도 한인 비즈니스가 집중된 LA 코리아 타운의 윌셔 블러바드(Wilshire Blvd)를 관통하는 주요 도로와 다운타운을 보면서 그때의 악몽을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다.
한인 비즈니스는 중남미 출신 이민자들의 노동력 없이는 불가능하다. 사실 한인 서류미비 체류자들의 범죄 가담률은 지극히 낮다. 그래서 지금까지 추방된 한인들은 범죄 의심을 받는 영주권자들과 영주권 신청과정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트럼프 2기 1달 동안은 대부분 서류미비자들이 불안에 떨었고, 그 다음은 중남미 출신의 직원들이 출근을 하지 않아서 비즈니스 문을 닫아야 할 상황이 현실로 나타났다. 그리고 이민국 형사(Homeland Security Investigator)들이 사업장에 들이닥쳐 i-9폼(모든 직원들 정보)를 달라고 하였다.
미국의 상층부 경제는 큰 어려움이 없을 지라도 저임금 중남미 이민자들의 노동력에 의존하는 대부분의 비지니스는 지금 존폐의 기로에 서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이 지속된다면 중남미 서류미비자들의 노동력에 의존하고 있는 모든 비지니스들이 붕괴될 처지다.
한인 커뮤니티 경제도 예외는 아니다. 또한 영주권을 기다리던 많은 서류미비 한인들이 한국으로 돌아가고 있다. 그래서 한인 커뮤니티도 상당히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반이민 정책이 장기적으로 미국의 득이 될지 실이 될지 알 수 없지만 미주 한인 경제가 무너지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리고 더 우려가 되는 것은 우리의 자녀들이 유색인으로서 언제나 불법체류자라는 의심을 받고 사는 주눅든 커뮤니티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미주 한인들이 처한 상황이다.
그리고 무너지고 있는 미국의 경제에 대한 불만이 서류미비 이민자 추방과 아울러 이민자 커뮤니티에 전가될 징조가 바로 지금 LA 사태의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대로 간다면 이민자 커뮤니티가 몰려 있는 대도시는 92년 LA폭동과 같은 상황에 처하고 무자비한 공포통치의 시대를 맞이 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과연 우리는 소수계로서 유색인으로서 이민자 커뮤니티로서 어떻게 이난국을 헤쳐나가야 할지 커뮤니티의 책임있는 단체들이 긴급히 대책을 마련해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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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찬/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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