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모·언어·위치만으로 불체자 단속 가능해져
▶ 합법 신분도 ‘최악 우려’

지난 8일 연방 대법원의 무작위 이민 단속 허용 결정에 반발하는 이민 단체 관계자들이 ‘ICE는 LA에서 나가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로이터]
연방대법원이 이민 단속에 대한 일시적 제한을 해제하면서 요원들이 외모, 언어, 위치 등을 근거로 단속을 재개할 수 있게 됨에 따라(본보 9일자 A1면 보도) 불법체류자뿐 아니라 영어에 익숙하지 않은 합법 신분 한인 이민자들 사이에서도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번 판결은 트럼프 행정부가 시카고를 비롯한 전국 피난처 도시에서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내려진 것으로, 연방대법원은 지난 8일 연방 이민단속 요원이 언어, 외모, 직업, 위치 등을 기준으로 불법 체류가 의심되는 사람을 검문·체포할 수 있도록 요청된 긴급 항소를 받아들였다. 이로써 LA 연방지법이 금지했던 ‘불시 단속’이 즉시 재개될 수 있게 됐다.
판결 직후 연방 국토안보부(DHS)의 크리스 맥라플린 대변인은 “캐런 배스 시장이 살인범, 강간범, 갱단원 등 범죄 불법 체류자들에게 피난처를 제공하고 있지만, 우리는 이들을 계속 체포하고 추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LA 타임스 분석에 따르면 실제 체포된 이들 대부분은 형사처벌 기록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 대법원의 판결로 LA 등지에서 단속 재개 가능성이 현실화되자 이민자들은 자신과 가족이 언제든 체포될 수 있다는 ‘최악의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이미 사업장과 주거지를 대상으로 반복적으로 진행된 단속 때문에 불법체류자뿐 아니라 합법 신분 이민자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영어에 익숙하지 않은 한인 이민자들의 긴장감도 높다. LA 한인타운에 거주하는 60대 박모씨는 “이민자가 많은 지역에 살고 있고 영어를 잘 하지 못해, 영주권이 있음에도 불안하다”며 “영주권자도 우선 체포된다는 소문이 있어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한인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단속에 대비해 영주권이나 여권을 지참하라는 글이 올라오고 있으며, 유색인종들은 모두 단속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잇따르고 있다.
한편 이번 판결에 대해 이민자 권익 단체와 민주당 정치인, 변호사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캐런 배스 LA 시장은 “이 판결은 위험하며, 모든 도시와 주민에 대한 공격”이라고 지적했고,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대법원이 LA에서 인종 테러 행진의 사령관 역할을 맡았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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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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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니뽕진처럼 사막에 판자촌 만들어 감금할지? 아니면 해외로 추방? 아푸리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