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간·비용 눈덩이… “기술 전문성 부족 장교들이 구매 결정”
미국이 중국을 겨냥해 도입하려는 저비용 인공지능(AI) 무인 자율 무기체계 '레플리케이터'(Replicator)가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 보도했다.
WSJ는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 사업이 올해 8월까지 드론 수천 대를 배치하려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고, 현장에서 시스템 활용법 모색에도 난관에 봉착했다고 전했다.
레플리케이터는 미 국방부가 전임 바이든 행정부 때인 2023년 8월 발표한 계획이다. 중국군의 물량 공세 극복을 위해 미군이 18∼24개월 안에 수천개 규모의 드론, 무인함정, 로봇 등 자율 무기체계를 배치한다는 구상이다.
중국의 군사력 증강에 대비하고자 저비용 자율 무기를 신속히 도입한다는 취지였으나 사업 진행 속도가 더디다는 우려가 불거졌다.
일부 레플리케이터 시스템은 신뢰성이 떨어지거나, 지나치게 비싸고 제조 속도가 느려 목표 물량을 맞출 수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다양한 업체가 만든 드론을 대규모로 동시에 운용·타격하는 소프트웨어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이 소프트웨어는 레플리케이터 구상의 핵심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방부는 레플리케이터 사업을 기존에 주관하던 국방혁신단(DIU)에서 특수작전사령부 산하 신설 조직인 국방자율전투그룹(DAWG)으로 이관했다.
DAWG는 미군에 필요한 드론을 2년 이내에 확보해야 한다. 이 같은 촉박한 일정은 태평양 지역 전쟁에 미국이 대비해야 한다는 당국자들의 절박한 인식을 반영한다고 WSJ는 설명했다.
특수작전사령부 부사령관인 프랭크 도노번 중장이 레플리케이터를 총괄한다. DIU에서 사업을 이끌었던 애플 임원 출신 더그 벡 국장은 지난달 사임했다.
WSJ에 따르면 DIU는 민간 기술을 군에 도입하는 성과를 냈지만, 국방부의 관료적 문제에 부딪혔다. 기술 전문성이 부족한 장교들이 구매 결정을 했고, 일부 플랫폼은 자율 운용을 위해 추가 개발이 필요했다.
대표적으로 방산기업 블랙시 테크놀로지스의 무인정 수백척을 구매했으나 이 장비는 태평양에서 필요한 복잡한 장거리 임무에 적합하지 않았다. 그러나 해군 장교들이 기술적 한계를 이해하지 못한 채 구매를 추진했다.
또 군이 소프트웨어 구성 체계를 여러 차례 교체하면서 시스템이 불필요하게 복잡해졌고, 이에 따라 비용 증가와 사업 지연이 초래됐다.
최대 구매 품목 중 하나인 '스위치블레이드 600' 드론은 우크라이나에서 성능 문제가 보고됐다. 미군 분석 결과 통신 교란 상황에서 취약해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반면 레플레케이터가 불과 2년 만에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도 있다.
WSJ는 레플리케이터에 참여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 사업에 대해 "새로운 드론 시스템의 구매·시험·개발을 촉진했고, 자율 기술 발전을 앞당겼으며, 기존 무기 구매 절차를 수년 단축했다"며 "이 접근법은 현재 국방부의 다른 사업에도 활용된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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