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국 가는 길도 즐겁게 가시길”…영결식에 이홍렬·김학래·최양락 등 참석
▶ 병상 지킨 김신영 “ ‘나이 차이 많이 나는 친구, 즐거웠다’고 해” 눈물
▶ 생전에 좋아하던 김정렬 ‘숭구리당당’ 선보여 웃음으로도 배웅

28일(한국시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된 개그맨 전유성의 영결식에서 후배 코미디언 김신영이 추도사를 낭독하고 있다. 2025.9.28 [연합뉴스]
'코미디계 대부', '개그맨 용어 창시자'로 불리던 코미디언 전유성이 28(한국시간)일 영면에 들었다.
이날 오전 6시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영결식에서 유족과 수많은 코미디언 후배가 눈물 속에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긴 세월을 함께한 후배 코미디언 최양락이 방송, 공연, 저서 등 다양한 매체를 오가며 새로운 코미디를 선보인 전유성의 일생을 되짚었다.
그는 "이 땅에 개그맨이라는 호칭을 처음 만들었고 '개그콘서트'를 만든 분이었다"며 "따라 할 수 없는 열정으로 대한민국 최초 코미디학과를 개설하고 코미디 소극장 등을 통해 후진양성을 몸소 실천한 인정 많으신 분"이라고 기억했다.
추도사는 이홍렬과 김신영이 맡았다.
이홍렬은 "한국 코미디의 큰 별 고(故) 전유성 선배님을 보내드린다"며 "무대 위 혁신가이자 무대 뒤 스승이셨다. 웃음이 한 사회의 공기이고 문화임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한 사람을 떠나보내지만, 그분이 만든 길 위에 서 있다"며 "남겨주신 웃음과 가르침은 우리의 가슴과 무대 위에서 영원히 살아 숨 쉴 것"이라고 기렸다.
고인이 세상을 떠나기 전 병실에서 나흘을 보낸 김신영은 고인을 "나의 어른"이라고 칭하며 "병원에서의 4일이 40년 중에 가장 진실(된 시간)이었다"고 떠올렸다.
또 "제 코미디를 가장 먼저 인정해주신 분, 어린 제자도 존중해주시던 우리 교수님"이라며 "병원에서 제게 '나이 차이 많이 나는 친구, 즐거웠다"고 한 따뜻한 마음을 영원히 간직하겠다"고 눈물을 쏟았다.
평생 코미디를 퍼뜨리기 위해 애쓴 고인을 보내는 자리인 만큼 엄숙한 영결식이지만 웃음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도 있었다.
장의위원장인 김학래는 "선배님이 평상시 가장 좋아하고 웃었던 것이 김정렬 씨의 '숭구리당당'"이라며 "천국까지 가시는 먼 길, 경쾌하게 즐겁게 가시라고 '숭구리당당'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김정렬이 "웃으시면서 가길 기원하는 마음으로 아랫도리 한번 풀어드리겠다"며 '숭구리당당' 퍼포먼스를 선보여 웃음 섞인 눈물로 고인의 넋을 위로했다.
이날 진행된 영결식 사회는 이수근이 맡았고, 기도는 개그맨 겸 목사인 표인봉이 올렸다. 팽현숙, 이영자, 박준형, 정종철, 조세호 등이 고인의 마지막을 배웅했다.
발인을 마친 운구 행렬은 KBS '개그콘서트' 무대를 돈 뒤 장지로 향할 예정이다.
오전 7시 30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로 이동하며 이곳에서 노제(路祭)가 치러진다.
고인이 생전에 애정을 많이 기울인 공개 코미디 방송 프로그램 '개그콘서트' 녹화장을 한 바퀴 돌고, 무대에도 오를 예정이다.
방송코미디언협회 관계자는 "(고인이) 마지막으로 무대 위에 올라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평생 코미디언을 위한 무대를 만들기 위해 애써 온 고인의 행보를 되새기는 마지막 발걸음인 셈이다.
전유성은 전형적인 코미디에서 벗어나 공연과 결합한 다양한 공개 무대를 만들어 후배들의 설 자리를 마련했다.
KBS 간판 개그 프로그램인 '개그콘서트'의 창립 멤버이자 기획자로 꼽히며, 코미디 전문극장인 철가방 극장을 열고,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개최에도 기여했다.
전유성은 코미디언들의 스승이라고 불릴 정도로 후배들 사이에서 신망이 두터웠다.
사흘간 빈소에는 심형래, 유재석, 강호동, 김용만, 남희석, 이경실, 지석진, 신봉선, 이봉원, 이수근, 김경식, 이동우, 윤성호, 오나미, 허경환, 김지민 등 수많은 후배가 찾아와 조문했다. 배우 송승환, 가수 서수남, 박상철 등도 고인을 추모했다.
장지는 고인이 2018년부터 건강이 악화해 입원하기 전까지 머물렀던 전북 남원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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