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전년 대비 17%나 급등
▶ 보험료·경기 등 ‘복합 악재’
▶ 플로리다와 가주 가장 심각
▶ 은행 회수율은 33%로 ‘껑충’
캘리포니아를 포함해 전국적으로 주택 압류율이 치솟으면서 부동산 시장에 빨간불이 켜졌다.보험료와 관리비 급등, 경기 둔화, 실질임금 하락 등 여러 요인이 종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9일 부동산 데이터 분석업체 애텀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압류 신청이 접수된 주택은 총 10만1,513채로,전년 동기 대비 무려 17% 늘어났다. 전국적으로 주택 1,402채 가운데 1채가 압류 절차에 들어간 셈이다.
전문가들은 주택 압류 악화가 악화된 경제 사정을 반영하고 있다며 주택 시장이 높은 가격과 모기지 부담, 경기 둔화 등으로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반영한다고 진단했다.
롭 바버 애텀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들어 압류 활동이 꾸준히 늘어났고, 신청 단계부터 절차 완료까지 연속 분기별로 증가세를 기록했다”며 “수치상으로는 아직 역사적 평균 범위 안에 있지만, 특정 지역에서 차용인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압류는 대출자가 제때 주택담보대출을 상환하지 못하면서 시작된다. 보통 연체가 수개월 지속되면 금융기관은 채무 불이행 통지서를 발송하고, 이후에도 상환이 이뤄지지 않으면 경매 절차에 돌입한다. 이 과정에서 주택은 공개 입찰로 넘어가고, 은행은 매각이나 REO(부실채권을 통한 부동산 회수)를 통해 손실을 최소화하는 구조다.
지난 3분기 금융기관이 압류를 통해 회수한 주택은 1만1,723채로, 전 분기 대비 4%, 전년 대비 33% 증가했다. 이는 전국적 경기 불확실성과 가계 재정 압박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전국에서 압류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플로리다 레이클랜드로, 주택 470채당 1채가 압류 신청을 받았다. 이어 사우스캐롤라이나 컬럼비아(506채당 1채), 플로리다 케이프코럴(589채당 1채), 오하이오 클리블랜드(593채당 1채), 플로리다 오칼라(665채당 1채)가 뒤를 이었다. 상위 5곳 중 3곳이 플로리다에 몰려 있다는 점은 이 지역의 구조적 취약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캘리포니아의 경우 베이커스필드가 675채당 1채로 전국에서 7번째로 높은 압류율을 기록했으며, 네바다주 라스베가스는 696채당 1채로 9위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플로리다의 높은 압류율 원인으로 보험료와 HOA(주택 소유자 협회) 관리비 폭등을 꼽고 있다. 부동산 투자자인 제임슨 타일러 드류는 “많은 주민이 고정 수입에 의존하는 은퇴 세대인데, 관리비 인상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이로 인해 매물이 쏟아지고 자산 가치도 하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동산정보업체 리얼터닷컴의 경제분석가 해나 존스는 “보험료 급등, HOA 수수료 상승, 구매 수요 감소가 맞물리며 압류율을 끌어올리고 있다”며 “코로나19 팬데믹 때 유예 조치가 종료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압류율이 높아진 요인으로 실업률 증가와 경기하강 등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컬럼비아의 경우 실질임금 하락으로 가계가 압박을 받고 있으며, 클리블랜드는 낮은 소득과 높은 재산세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라스베거스 역시 관광업 의존도가 높아 경기 둔화 시 소득이 불안정해 압류에 취약하다. 캘리포니아 베이커즈필드의 경우 주택 가격은 저렴하지만 가계 충격에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상황이 2008년 금융위기 때와 같은 대규모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한다. 당시에는 전국적으로 54가구 중 1가구가 압류 통지를 받았지만, 현재는 여전히 역사적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부동산 중개인 트리쉬 카터는 “재산세와 보험료 상승으로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2008년 같은 대규모 위기는 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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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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