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양정신문화연구회 노영찬 교수 도덕경 강독

지난 18일 동양정신문화연구회 월례강좌에 앞서 김면기 박사(오른쪽)가 공지사항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은 노영찬 지도교수.
“지식 가운데 가장 어려운 것이 바로 자기자신을 아는 것이다. ‘서치라이트’를 밖으로 비출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 세계로 돌려 비추어야 한다. 바로 이것이 밝음, 즉 명(明)이다.”
지난 18일 조지메이슨 대학에서 열린 동양정신문화연구회(회장 김면기) 월례강좌에서 노영찬 조지메이슨대 명예교수는 “요즘 카톡 같은 SNS에서 남들에게 자기가 마치 가장 현명한 도인처럼 그럴듯한 말을 올리면서 ‘남’을 가르치려 드는 사람이 있다. 가만히 읽어보면 누구보다도 그사람 자신에게 꼭 필요한 말인데 정작 본인은 모르고 있다는 아이러니가 있다”고 말했다.
도덕경 33장 강독에서 노자의 인식론(認識論)을 상세히 설명한 노 교수는 “명(明)은 자기를 성찰하는 내적 정신적 의미의 밝음이다. 즉 명이라는 것은 자신이 명이라는 빛 속에 이미 들어와 자신을 아는 단계를 말한다”고 설명했다.
노 교수는 “하느님을 믿는다는 것은 믿음(belief)으로 가능하다. 그러나 신앙(faith)를 가진다는 것은 자신이 하느님의 존재 안으로 들어가야 하며 이것이 명(明)의 경지”라고 강조했다. 마찬가지로 부(富)라는 것도 남과 비교해 자신의 부유함을 객관적으로 측정한 가치가 아니고, 스스로 얼마나 만족하느냐 하는 주관적 가치다. 자신이 가진 것에 만족을 아는 것이 곧 명(明)이다. 명이라는 것은 지식처럼 소유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밝음’의 경지에 있음을 깨닫게 하는 존재의 모습(the stage of being)이라는 것. 또 도덕경의 가치관은 양적이 아니고 질적이라고도 했다. 부(富) 또는 수(壽)라는 개념도 양(quantity)이나 수(number)의 개념으로 파악하는 것이 아니고 주관화된 내적이고 질적인 차원에서 이해되어야 한다는 것이 이 장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결론적으로 노 교수는 “현대사회의 가치관이 무엇이든지 양화(quantify)할 수있고 양에 의해서 가치가 측정된다는 전제를 갖거나 인간의 가치마저도 양에 의해서 측정되는 사회가 된 것은 슬픈 일이다. 현대 서구자본주의의 장점도 많지만 이러한 양으로 삶을 측정하는 가치관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좌 후 김면기 회장은 “남과 비교하지 않고, 밝음을 찾아가는 삶 속에 즐거움이 있다. 앞으로도 우리 모임이 삶의 길(道)을 찾는 모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의 후 50여명의 회원들은 수채화색 가을이 짙어가는 캠퍼스내 카페테리아로 자리를 옮겨 오찬을 하며 정담을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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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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