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수머 어페어스 조사
▶ 교통 최악도시 2위 불명예
▶ 대중교통·보행환경 열악 “장기적 개선 계획 필요”

LA가 미 전역에서 2번째로 교통 혼잡이 극심한 도시로 조사됐다. LA 다운타운을 통과하는 110번 프리웨이의 교통체증 모습. [박상혁 기자]
LA 카운티 동쪽 치노힐스에서 한인타운으로 40마일 거리를 출퇴근하는 김모(45)씨는 하루 평균 왕복 4시간 이상을 운전대 앞에서 보낸다. 김씨는 “출근길은 오전 6시부터 10시까지, 퇴근길은 오후 3시30분부터 7시30분까지 꽉 막혀 있다. 출퇴근시 차 안에서 허비하는 시간은 지옥과 같다”고 푸념했다.
독립 연구기관 컨수머 어페어스가 최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LA 광역권 운전자들은 하루 평균 8시간, 연간 약 85일을 교통체증 속에서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LA는 캘리포니아주에서 교통체증이 가장 심한 도시이며, 전국적으로는 워싱턴 DC에 이어 미국 2위 ‘교통지옥 도시’로 꼽혔다.
이번 조사는 연방 고속도로청(FHA)을 비롯한 주요 교통기관의 통행량과 사고 데이터를 종합해 분석한 결과다. 보고서는 도시 구조의 복잡성, 높은 인구 밀도, 비효율적인 대중교통망이 LA 교통난의 핵심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체 이동수단의 부족이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대중교통은 효율이 낮고, 도심 보행 환경은 열악해 ‘걷기나 버스 이용이 오히려 더 비효율적’이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컨수머 어페어스는 “LA의 교통정체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 시민들의 일상 구조 자체를 바꾸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워싱턴 D.C.는 평균 통근 시간이 더 길어 전국 1위의 교통체증 도시로 꼽혔으나, 평일 기준 시간당 정체도는 LA가 전국 최악이었다. 다만 LA는 교통사고 치명률에서 다소 개선된 수치를 보였다. 인구 10만 명당 7건 이상의 치명적 사고가 발생했지만, 이는 2024년 대비 17.8% 감소한 수치로 나타났다.
샌프란시스코 역시 교통 혼잡 상위권에 올랐다. 같은 조사에서 전국 4위를 기록했으며, 평균 출퇴근 시간은 32분으로 미국 내 두 번째로 길었다. 다만 평일 정체 시간은 전년보다 줄어 LA보다는 다소 나은 수준이었다.
캘리포니아주 교통국(Caltrans)은 만성적인 교통난 완화를 위해 다양한 개선책을 추진하고 있다. 실시간 교통정보를 제공하는 ‘퀵맵’ 모바일 앱을 운영해 주요 고속도로 상황과 사고, 차선 통제 현황을 안내하고 있으며, ‘511 교통정보 시스템’을 통해 전화로도 도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LA의 교통 문제를 단순한 불편을 넘어 도시 경쟁력과 삶의 질을 위협하는 구조적 문제로 본다. “교통체증으로 인한 시간 낭비, 연료 소비, 환경오염은 경제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며 “대중교통 인프라 확충과 도심 집중 완화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LA의 교통난은 단기 처방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도시 구조 전반의 개혁과 시민 교통문화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컨수머 어페어스는 “LA의 교통체증은 세계 대도시 중에서도 손꼽히는 수준으로, 시민이 체감하는 ‘일상의 피로도’가 미국 내 최고 수준”이라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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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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