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70곳에 ‘특임공관장’
▶ 대통령실·외교부 검토중
▶ LA총영사 비외교관 가능성
▶ “한인사회 소통능력 중요”
이르면 이달 말에서 내달 초 진행될 대규모 재외공관장 인사를 앞두고 한국 외교부가 전체 공관장의 최대 40%를 비외교관 출신 ‘특임공관장’으로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다. 이에 따라 LA 총영사관에도 비외교관 출신 인사가 새로 부임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9일 복수의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외교부는 이르면 이달 말~내달 초 중으로 실·국장 인사를 발표할 예정이며, 170여 개에 이르는 재외공관장 인사도 내달 마무리될 전망이다. 대통령실과 외교부는 이중 각국 대사·총영사 등 50~70개 자리를 경제·문화 분야의 전문가나 민간 인사로 채우는 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는 재외공관의 기능을 전통적 외교 채널에서 산업·문화 외교 중심으로 전환하려는 이재명 정부의 구상에 따른 것으로, 윤석열 정부 시절 약 30~40명 수준이던 특임공관장 비율이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단순한 국가 간 협의 창구를 넘어, 한류·스타트업·투자유치 등 경제문화 협력을 전담할 수 있는 실무형 공관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미주 한인사회 최대 거점인 LA 총영사관의 차기 인선이 주목된다. 1948년 11월21일 설립된 LA 총영사관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미국 내 첫 재외공관으로, 남가주·네바다·애리조나·뉴멕시코주를 관할한다. 초대 민희식 총영사 이래 현재 김영완 총영사까지 24명이 재임했으며, 한인 70만 명을 아우르는 최대 규모의 공관으로 사실상 ‘작은 대한민국 정부’로 불린다.
역사적으로 LA 총영사에는 대부분 직업 외교관이 임명됐으나 예외도 있었다. 1960~80년대에는 군 출신 안광수(2대), 황광한(8대) 총영사가 부임했으며, 이명박 정부 시절에는 미국 변호사 출신 김재수(18대) 총영사가 ‘현지인 총영사’로 화제를 모았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고교 동기였던 박경재(23대) 총영사는 특임공관장 자격으로 부임한 뒤 논란을 빚기도 했다.
한인사회는 이번 인선이 또 한 번 ‘비외교관 총영사’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면서도, 외교 경험이 부족한 일부 특임공관장들이 현지 외교 수행 능력과 지역사회 소통에 미흡했던 사례를 지적하고 있다. 외교가 일각에서는 “이재명 정부의 외부 수혈은 외교의 영역을 산업·문화 협력 중심으로 확장하기 위한 전략이지만, 공관 운영의 전문성과 균형이 관건”이라며 “현지 사회와의 관계 구축 능력, 리더십, 공공외교 감각이 없는 인사는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한인사회 인사들은 “LA 총영사는 외교관이라기보다 지역사회의 리더로서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며 “정치적 코드보다 소통 능력과 한인사회 이해도가 우선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역대 총영사 가운데 최고로 평가받는 인물은 4대 노신영 총영사다. 38세의 젊은 나이로 부임해 남가주 한인사회의 기반을 다졌으며, 이후 외무장관과 국무총리를 역임하며 한국 외교의 근간을 세웠다. “노신영 총영사의 리더십 핵심은 소통이었다”는 평가는 지금도 회자된다.
APEC 정상회의와 국정감사가 마무리된 만큼 재외공관장 인사는 속도를 낼 전망이다. 비외교관 출신 특임공관장이 크게 늘어나는 가운데, 차기 LA 총영사가 ‘소통형 리더십’의 전통을 이어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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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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