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SA, 탑승 예정자 명단
▶ ICE에 정기적으로 제공
▶ 공항서 체포·즉각 추방

연방 교통안전청(TSA)이 국내선 항공 이용객 명단을 이민 당국에 제공해 추방을 도운 것으로 드러났다. 공항의 TSA 검색대 모습. [로이터]
연방 교통안전청(TSA)이 항공기 탑승 예정자 명단을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정기적으로 제공해, 추방 명령 대상자를 공항에서 체포·구금하는 데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트럼프 행정부가 사상 최대 규모의 추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연방 기관 간 정보 공유를 대폭 확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뉴욕타임스가 입수한 내부 문서에 따르면 TSA는 일주일에 여러 차례 항공 여행객 명단을 ICE에 전달하고 있으며, ICE는 이를 자체 추방 대상자 데이터베이스와 대조해 공항에 요원을 파견, 출국·국내선 탑승 과정에서 해당 인물을 체포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올해 3월부터 비공개로 시행돼 왔다. 이 협력으로 인해 정확히 몇 명이 체포됐는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전직 ICE 고위 관계자는 자신이 근무하던 지역에서 해당 프로그램으로 ‘표시’된 사례의 약 75%가 실제 체포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대표적 사례로는 지난 11월20일 보스턴 로건 국제공항에서 체포돼 이틀 뒤 온두라스로 추방된 대학생 아니 루시아 로페스 벨로사(19)가 있다. 로페스는 텍사스로 가는 국내선에 탑승하기 위해 공항 보안 검색을 통과했으나, 탑승 과정에서 탑승권이 작동하지 않았고 이후 연방 요원에 의해 구금됐다. 내부 기록에 따르면 그는 과거 최종 추방 명령을 받은 상태였다.
ICE는 그동안 국내 항공 이동에는 개입을 자제해 왔으나, 이번 협력은 공항 보안과 이민 단속의 경계를 허무는 조치로 평가된다. 국토안보부(DHS) 대변인 트리샤 맥러플린은 “불법체류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비행기를 타야 한다면 자진 출국을 위한 경우여야 한다”고 밝혔다.
항공 승객 정보는 그동안 테러 감시 명단 등 국가안보 목적에 한해 활용돼 왔으나, 이민 단속에 직접 사용되는 것은 이례적이다. 전직 TSA 관계자는 “공항에서의 체포 활동이 보안 업무를 방해하고 대기 시간을 늘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 시절 ICE 고위 관료를 지낸 클레어 트릭클러-맥널티는 “공항에서의 체포가 늘어나면 여행객들의 불안과 혼란이 커지고, 신분에 대한 불확실성을 가진 사람들은 항공 이동을 피하게 될 것”이라며 “사람들이 일상생활을 안전하게 영위할 수 있는 공간이 계속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프로그램의 핵심 역할을 맡은 곳은 캘리포니아에 있는 ‘태평양 집행 대응 센터(PERC)’로, 전국 공항의 항공편 정보를 분석해 각 지역 ICE 사무소에 체포 대상자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일부 경우 출발 몇 시간 전에 항공편 번호, 출발 시각, 대상자의 사진까지 제공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공항 단속은 체포 이후 즉각적인 추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효과적인 수단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로페스는 체포 이틀 만에 온두라스로 추방됐다. 10월 말에는 솔트레익시티 공항에서 엘살바도르 출신 여성 마르타 브리세이다 렌데로스 레이바가 체포되는 장면이 영상으로 공개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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