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의 2차 종전 협상을 앞두고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다시 고조하면서 협상 전망이 안갯속에 빠졌다. 이란은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휴전 합의에 맞춰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발표한 지 하루만인 지난 18일 해협을 재봉쇄했고, 미국은 이에 맞서 이란 화물선에 포격을 가한 뒤 나포하는 등 공세에 나서면서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이 일촉즉발로 치닫고 있다.
이는 미국과 이란이 오는 21일 2주 간의 휴전 종료 시한을 앞두고 2차 협상과 관련한 고강도 기싸움을 벌이는 가운데 발생한 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내 대표단이 협상을 위해 내일(20일) 저녁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우리는 아주 공정하고 합리적인 제안을 했고 그들이 받아들이기를 바란다”며 “그러지 않으면 이란의 모든 발전소와 교량을 무너뜨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슬라마바드로 가는 미국 대표단 구성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ABC뉴스 인터뷰에서 1차 협상 수석 대표였던 J.D. 밴스 부통령은 협상단을 이끌지 않는다며 “그것은 오직 안전문제(경호)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어 백악관은 밴스 부통령 참석이 확정됐다고 정정했다.
반면 이란 군부, 강경파를 대변하는 타스님뉴스는 이날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은 현재 협상대표단 파견을 결정하지 않았다”며 “(미국의) 해상봉쇄가 계속되는 한 협상은 없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폭스뉴스는 이란 국영통신사 IRNA를 인용해 “이란이 미국의 과도한 요구, 비현실적인 기대, 끊임없는 입장 변화, 반복되는 모순, 현재의 해상 봉쇄를 이유로 2차 회담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런 상황 전개는 중동에 평화가 곧 찾아오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며 해상 봉쇄 또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17일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휴전 발효,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개방 발표를 통해 종전을 위한 타협점을 찾아가는 듯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를 중심으로 한 대이란 해상봉쇄를 유지하기로 했고, 이란은 그것을 휴전 합의 위반으로 규정하면서 호르무즈 봉쇄를 재개했다.
이곳을 지나려던 인도 선박들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 해군의 공격을 받고 회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은 어제 호르무즈 해협에 발포를 하기로 했고 이는 우리의 휴전 합의에 대한 완전한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양측이 상대방을 향해 ‘휴전 협정 위반’이라면서 책임을 돌리는 가운데, 미국이 이란 인프라 공격을 강행한다면 8주 차를 맞은 전쟁은 확전으로 치닫을 가능성이 있다. 이란도 미국에 협력해온 걸프 국가들의 석유 인프라를 대상으로 맞불 공격을 할 수 있고, 예멘의 친이란 반군인 후티를 활용해 홍해의 입구이자 또 하나의 국제 해상 수송 길목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봉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세계의 이목은 이슬라마바드에서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미·이란의 2차 협상에 다시 쏠리게 됐다. 여기서 극적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란의 핵 프로그램 유지 여부와 핵물질 반출이 최대 쟁점으로 거론된다. 호르무즈 해협 개방과 미국의 해상봉쇄 해제 등을 놓고도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이란 해상 봉쇄 카드의 ‘효과’를 확인한 미국은 그것을 활용해 이란의 ‘핵포기’까지 받아 내려 하고 있고, 이란은 자신들에 대한 해상봉쇄 해제와 협상 재개를 맞바꾸려 하고 있는데, 현재로선 양측 입장의 간극이 확연해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선박 나포·발포가 이란 군부를 더욱 자극하면서 협상 재개가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협상단이 협상에 맞춰 20일 저녁 이슬라마바드에 가 있을 것이라고 했지만 이란에서는 대표단 파견에 대한 분명한 입장이 나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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