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간 그린 그림 전부가 몇 년 전 단 5분 만에 전소하였을 때 놀랍게도 처음 느낀 기분은 “속이 다 시원하다”였다. 사실 불이 나고 나의 삶은 무척 가벼워졌다. 보일 그림이 …
[2012-10-11]열다섯 살의 조카가 고등학교에 다니기 위해 미국에 와서 함께 살기 시작했을 때, 그림을 그리는 데에는 최적의 사람이 집에 왔구나 하고 생각했다. 맑은 눈빛, 세상을 모르는 순진무…
[2012-08-30]숨이 막힐 듯이 아름다운 영화 한편을 같이 보고 싶다는 화가 친구의 제안에 지루한 일상을 탐미로 도피하듯 샌프란시스코를 향해 달렸다. 영화광이고, 시각예술을 공부하며 절대 미를 …
[2012-07-19]LA 윌셔 가에 있는 LA 카운티 뮤지엄(LACMA)에 조선시대의 커다란 탱화가 전시되고 있다. 고려시대의 불화에 비해 그 아름다움이 덜 하지만 한국의 불화보전 전문인들을 불러 …
[2012-06-07]“글을 쓴다는 것이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는 나날에 무언가를 하고 있는 듯 하게 느끼게 하는 줄도 모르겠소. 나의 그림이 오직 ‘선의’로 받아들여지기 바라고, 내가 보냈던 크리스…
[2012-04-26]스물한살에 LA에 와서 산타모니카 칼리지에 다녔다. 패션 일러스트레이션 클래스가 끝나고 선생님을 기다렸다가 “같이 살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다. 예쁘고 멋진 선생님에게 선뜻 그…
[2012-03-22]서울에 머물면서 하얀 눈이 쌓인 들길을 달려 비무장지대에 가보았다. 비무장지대에서 설치 작업을 하는 프랑스의 장 미셸이라는 조각가의 설치를 보기 위해서였다. 그는 예술가들을 초청…
[2012-02-03]에밀 놀데의‘ 예언자’는 목판화인데 선승을 그린 김명국의‘달마도’와 닮았다. 기도하는 사람과 깨달은 사람의 모습이 가장 인간적인, 신 앞에, 삼라만상 앞에 우뚝 서 통찰하는 거…
[2011-12-29]“세상이 어찌 그리 아름다운 지요” 최영주의 그림에 적혀 있는 글귀이다. 그녀의 딸 소민 이는 열다섯살이 되었는데 어 렸을 적부터 엄마와 함께 그림 을 그려왔다. 현대 미…
[2011-10-27]가을이다. 서늘한 공기가 어느덧 가을의 스산함을 느끼게 하고 가을 달빛이 휘황히 밝다. 달을 사랑한 이백의 얘기를 듣고 자라서인지 동양인이 바라보는 달빛은 맑고 깊은 시심을 불러…
[2011-09-29]“오! 육체는 슬퍼라. 그리고 나는 모든 책을 다 읽었노라 / 떠나 버리자. 저 멀리 떠나버리자… ” 시인은 이상의 절대 공간을 향한 폭풍과 바람. 난파의 공포를 불안해하면…
[2011-08-25]지난 30년 자주 정연희의 화실을 방문해왔고 그림과 삶에 대해 얘기해 왔다. 절친한 친구인 그녀와 아주 깊이 ‘화가의 삶의 딜레마’를 이야기하고 서로의 고뇌를 경청한다. …
[2011-07-21]구름이 끼고 바람이 부는 날. 다운타운의 화랑 옆 커피샵에서 화가 오지영을 만났다. 16살에 미국에 왔고 22년간 작업해 왔다고 한다. 어렸을 적의 그녀는 무척 순진하여 그녀를 …
[2011-06-23]‘나는 가수다’라는 TV 프로그램을 보았다. 한국 최고의 가창력을 지녔다는 가수들의 재조명이 이 프로그램의 장점이다. 출연한 가수들이 마치 우리에든 사자들 같다. 그들에게…
[2011-05-19]일본에서 일어난 재앙, 연평도에서 죽은 46인의 영정, 아랍권에서 일어나는 살육과 죽음의 소식, 한국 과학기술원에서 일어난 어느 청년의 자살 소식…도처에서 터져 나오는 죽음의 소…
[2011-04-21]‘살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늘 긴장하여 그런지 좀처럼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삶에 복받쳐서 혹은 무언엔가 감동되어 눈물이 나는 경우는 귀한 기억으로 손가락으로 셀 정도이다. 나에…
[2011-03-10]겨울 폭우가 무섭게 쏟아졌다. 이 문명을 정화하고 있는 것일까. 나의 마음을 적셔 주는 것일까. 밤새 쏟아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그러한 해석은 필요 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2011-01-13]83세의 앵그르(1780~1867)는 그의 생애 마지막 그림 중 하나인 ‘터키 목욕탕(The Turkish Bath, 사진)’을 그렸다. 격정적이고 뜨거운 동 시대 화가인 들라크…
[2010-12-09]예술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정신세계를 추구할 수 있는 절대 고독과 오랜 모색의 ‘시간’이다. 이민자들은 먼 곳으로부터 떠나와 살고 있는 곳에 정착해서도 늘 고국을 향한 …
[2010-11-11]이라크 전을 마친 군인들이 돌아왔고 아프가니스탄에서는 매일 사망자의 소식이 들린다. 전쟁은 저 멀리에서 일어나고 있는 듯 느껴지고 전쟁의 실상과 상처는 미디어에 의해서도 제대로 …
[2010-10-07]한글이 세상이 반포된 지 579돌을 맞은 가운데 한국어를 가르치는 미국내 대학이 최소 130곳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북미지역한국어교육자네트웍…
지난 1일 시작된 연방정부 셧다운이 8일차에 접어들면서 워싱턴 일원을 비롯해 전국 곳곳의 공항에서 대규모 항공 운항 차질이 빚어지는 등 파열음…
미국 의회가 8일에도 연방정부 운영 정상화에 필요한 임시예산안 처리에 합의하지 못하면서 정부가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는 ‘셧다운’ 사태가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