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자 한국일보 종교면 ‘신학 수상’란에서 백철 목사님의 칼럼 ‘한몸현상학’을 읽었다. 곤경에 빠진 생면부지의 한 동양인을 선대한 그 신사와 얼마전 거의 같은 상황에서 내가 만난 내 동족과를 비교해 보면서 우리의 현주소를 돌아보고 싶다.
지난 주말 필라델피아의 한인수퍼마켓에 들렸다. 자동차의 헤드라이트를 켜 놓았었는지 샤핑을 마친후 차의 시동을 켜니 말을 듣지 않는다. 점프 케이블이 있어야겠기에 우선 수퍼마켓(입구)에서 일하는 아저씨게 사정을 설명하고 도움을 구했다.
캐셔에게, 또 몇몇 직원에게 물어보는 것 같았으나 모두 일언지하에 ‘없어요’이다. 상점 안 시큐리티 가드도 없고 점프케이블도 없고, 시간도 없고… 이 사람 저 사람 붙들고 도움을 구해보지만 어느 누구도 도와주고 싶은 사람이 없나 보다. 너무나 쉽게 ‘없는데요’로 끝난다. 그러다가 마침내 월남사람(?)인지 한 노인을 만나 사정을 설명하니 그는 영어를 못한다고 하면서도 남편의 손짓 발짓에 알겠다며 점프케이블을 꺼내들고 온다. 그러더니 기다리라고 하고 오래된 자기 차를 돌려서 왔는데 어렵사리 밧데리를 충전시켜 시동을 걸게 되었었다.
그 때서야 마켓의 아저씨는 빈손으로 나타나서 어떻게 되었냐고 물어보고…
집으로 가면서 마시려고 샀던 오렌지쥬스 한 통을 그 노인의 손에 쥐어드리고 그 곳을 떠났다.
“이럴 수가”라는 말 밖에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다만 남편에게 “여보, 점프 케이블 꼭 싣고 다녀요. 누가 필요할 때 도와줄 수 있게.”라고 한 마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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