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정부가 넷플릭스 등 미국 스트리밍 서비스업체에 현지 재투자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미국은 비관세 무역장벽이라고 반발했다.
29일(현지시간) 폴리티코 유럽판 등에 따르면 독일 연방정부는 최근 스트리밍 업체와 방송사들이 독일에서 올린 매출의 최소 8%를 유럽 미디어 산업에 투자해야 한다는 내용의 미디어서비스투자의무화법을 마련했다. 투자액의 최소 80%는 '독일 문화 색채를 지닌' 유럽 작품에, 최소 70%는 독립영화사 작품에 쓰도록 했다.
미국 자본으로 독일 영화 제작을 활성화하겠다는 얘기다. 다만 매출의 12% 투자를 약속하면 각종 투자 할당량 제한이 면제된다. 이 법안이 의회를 통과할 경우 내년부터 시행된다. 독일 민간미디어협회(VAUNET)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유료 TV와 스트리밍 업체가 독일에서 올린 매출은 약 55억유로(9조7천억원)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독일 정부 법안이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지난해 맺은 무역 합의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지난 28일 블룸버그통신에 미국 기업에 대한 과세라며 독일이 미국 업체를 "보호무역 프로젝트를 위한 돼지저금통으로 취급한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EU는 작년 7월 이른바 턴베리 합의에서 '부당한 디지털 무역장벽을 없애는 데 노력한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는 당초 EU의 미국 빅테크 플랫폼 규제, 회원국들이 미국 업체에 부과하는 디지털세를 겨냥한 조항이다.
독일은 그러나 스트리밍 업체들이 상업용 작품에 스스로 투자하도록 한 만큼 과세도, 무역장벽도 아니라고 반박했다. 슈테판 코르넬리우스 독일 정부 대변인은 "유럽 기준에 비하면 아주 양호한 수준"이라며 유럽 다른 나라 사례를 들었다.
EU 지침에 따라 회원국은 플랫폼에 유럽 작품에 대한 재정 지원을 요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프랑스는 현지 매출의 20%, 이탈리아는 16%를 유럽 작품에 재투자하도록 의무화했다.
독일 정부는 침체된 영화산업을 되살리려고 애쓰고 있다. 2023년 미국 아카데미에서 국제장편영화상 등 4관왕을 차지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서부전선 이상 없다'는 독일어로 찍은 독일 영화지만 촬영은 대부분 체코에서 했다. 볼프람 바이머 문화장관은 영화 제작에 매년 3억유로(5천300억원) 이상 지원하겠다며 "이제 업계가 '메이드 인 저머니' 히트작을 만들 차례"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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