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세균무기를 퇴치하기 위해 국방부가 예산을 증액하고 연구개발을 적극 지원하면서 세균방어 연구개발이 실리콘 밸리의 주요 산업으로 부각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전자산업과 군수산업 발전의 메카였던 실리콘 밸리는 최근 들어 미래가치가 높은 생명공학 산업 진출기업이 늘고 있어 생화학 연구 개발의 최적지로도 인정받고 있다. 세균 무기 방어에 고심해 온 국방부는 4년 전부터 세균방어 연구를 확대한 데 이어 올 들어서는 세균연구 개발비로 13억7,170만달러를 책정했다. 지난해보다 56%나 늘어난 것이다.

국방부는 이와는 별도로 7억9,100만달러를 생화학무기 연구에 지출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이 분야에 지출을 늘릴 계획이다.

1년 전 실리콘 밸리지역 6~7개 생명공학업체들이 세균방산업체에 진출했다. 국방부의 첫번째 연구위탁업체는 ‘에볼라 마르버그’ 등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기술을 보유한 ‘애비제닉스’사로, 테러집단들이 병원균체를 무기화하는 것을 퇴치하는 기술을 국방부와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세균방어업체들이 사업화를 서두르는 주요 부문은 무기용 박테리아와 바이러스균의 탐지장치개발, 탄저병·황열병·천연두 같은 질병확산을 막기 위한 대응수단 강구와 가스마스크같은 세균 비확산 도구의 개발 등이다.

실리콘 밸리는 이미 50년대부터 군수산업이 발달하기 시작해 록히드 마틴의 핵 미사일, 포드의 항공 교신 위성 시스템 등의 핵심군사시스템을 개발했던 곳이다.

이러한 시스템들은 반도체 및 전자부품의 성능 시험에 필수불가결한 것 으로 실리콘 밸리의 생화학무기의 개발에도 주춧돌 역할을 하고 있다. 이곳에서 개발된 상당량의 전자전쟁무기들이 걸프전 때 투입되기도 했다. 60년대 군사연구 위탁기관이었던 아르파(ARPA)는 현재의 인터넷 태동 기술이 개발됐던 곳이다.

샌호세의 군수산업 연구업체 ‘프로스트 & 설리번’사의 제리 웰치 분석가는 “이러한 군용 탐지기술과 시스템들이 실리콘 밸리에서 세균방 어산업을 부흥시킬 수 있는 기초가 되고 있다”며 향후 발전가능성을 장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