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현(16)군과 박승민(15)군의 얼굴과 팔이 구릿빛이다. 여름방학을 맞아 친구들과 캠핑을 다녀왔거나 야외에서 운동을 했는가 했다. 그게 아니었다. 즐거운 방학도 반납한 채 여름 내내 뜨거운 태양을 온몸에 맞으며 악기연습을 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시드니 2000 올림픽 밴드’ 멤버들이다. 이 마칭밴드는 오는 9월15일 호주에서 열리는 시드니올림픽 개막식 행사에 참가, 멋진 공연을 벌이게 된다.
동현군은 "올림픽 개막식에서 연주를 하게 된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벅차 오르고 영광스럽기만 하다"고 말했다. 승민군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한다.
마칭밴드는 미국학생 400명을 포함, 전세계적으로 2,000명의 학생들로 구성됐다. 미국 대표들은 라팔마 소재 존 F. 케네디 고등학교, 어바인 소재 어바인 고등학교 등 주로 남가주 소재 고등학교에 재학중인 학생들이다. 이들 가운데는 한인학생 20여명이 포함되어 있다.
구재인(15)양은 덜 탄 모습이다. 소녀이기 때문에 커다란 모자를 쓰고 연습을 했다. 재인양은 "연습은 힘들었지만 개막일이 다가오니 흥분을 가라앉히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밴드멤버에는 재인양의 언니 지애(버클리대학 재학)양도 포함되어 있어 눈길을 끈다.
마칭밴드는 지난 18개월 동안 연습을 해오고 있으며 지난 두달간은 집중적인 연습을 했다. 밴드는 개막식 행사에 참가하는 것 외에도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에서 연주회도 갖는다. 동현군과 재인양은 프렌치호른, 승민군은 트롬본, 지애양은 플롯을 연주한다.
올림픽 개막행사는 11만5,000명의 관중이 직접 관람하게 된다. 전세계적으로 2억명이 넘는 사람들이 텔리비전으로 시청할 것으로 추산된다. 개막식 행사는 미국시간으로 오전 1시. 동현군의 어머니 이신자씨는 "개막식에서 아들의 모습을 보려면 밤을 꼬박 세워야 할 형편"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번주 들어 짐을 챙기느라 분주하게 보냈다. 짐속에는 과제물도 담겨 있다. 이들은 "호주에서 돌아오면 가을학기가 이미 시작됐기 때문에 호주에 가서도 틈틈이 공부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학생들은 31일 LA 국제공항에서 모여 시드니로 출발한다. 그 곳에서 개막식 전까지 전세계에서 모인 학생들과 마지막으로 화음을 맞추게 된다.
동현, 승민군과 재인양은 모두 라팔마 소재 존 F. 케네디 고등학교 마칭밴드의 일원이다. 승민군은 "같은 학교에 다녔어도 동현이와 재인이를 잘 몰랐다. 연습을 하는 동안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이들과 두터운 우정을 쌓은 것도 이번 연습이 가져다 준 좋은 점"이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9월17일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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