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7일 뉴욕총영사관은 김대통령 환영 간담회를 월도프 아스토리아호텔에서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는 예년에 비해 매우 잘 되었고 총영사관 공무원들의 봉사정신을 엿볼 수 있었다.
나는 1954년 이승만대통령이 미국정부 초청으로 미국을 방문했을 때 유학생의 한 사람으로 참석한 경험도 있다. 유학생 30명 정도가 참석하고 미국정부의 행사였기 때문에 성대한 행사는 아니었다. 대통령이 연설한 후 한사람씩 악수를 나누었을 뿐이다. 그후 대통령 방미에는 여러번 참석했다.
미국정부의 이민정책이 1965년에 바뀌고 한인동포가 증가하기 시작한 1970년대에는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한 일이 별로 없었고 환영하는 집회도 없었다. 광주사태 후 뉴욕을 방문한 전대통령 환영집회에는 1,000명이 참가했는데 그 당시 한인회장인 박지원(현 문화관광부 장관)씨가 전대통령을 찬양하는 연설을 했는데 그의 목소리가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다. 그 후 6.29선언이 나오고 한국도 민주화가 되어서 노태우, 김영삼대통령이 뉴욕을 방문했을 때는 더욱 많은 한인들이 모여서 한국의 민주화 과정에 대해 관심을 적극 표시했다.
그러나 이번 김대중 대통령의 간담회는 장소 관계로 500명으로 제한되었지만 매우 질서가 있게 잘 진행되었다. 참석한 사람은 지정한 테이블에 앉아 대통령의 연설을 경청할 수 있어 과거의 큰 볼룸에 1000명이 왔다 갔다하면서 질서가 매우 문란하였을 때와 대조가 되었다. 이번의 간담회 방법은 매우 창조적이고 또 질서를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민주화 시대의 공무원은 시민에게 봉사하는 직업이라는 정신을 되살아나게 하는 것은 영사관의 몫이다. 권위주의 시대의 공무원은 독재자에게만 충성을 다하면 되지만 민주화시대의 공무원은 국민의 여론을 무시하고 국민 위에 군림하면 지탄을 받게 되는 것이다. 한국의 관료제도를 다년간 연구하고 한국의 행정 쇄신에 일생을 바친 박동서 교수는 항상 말하기를 공무원은 봉사정신이 강해야 하고, 모든 일에 공정하며 공사를 분명히 가릴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국의 관료는 유교문화와 일본의 식민지 영향 때문에 권위주의적이다.
그러나 한국의 공무원도 변하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군사정권시대의 권위주의적 관료는 물러가고 봉사정신이 강한 공무원이 등장하였다. 이번 허리훈 총영사가 보여준 봉사정신은 재미동포가 한국 관료를 보는 시각을 바꾸어 놓았으며 민주화시대에는 재미동포를 평등하게 대하는 공무원의 모델을 제시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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