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뉴욕에서 300마일 떨어진 업스테이트에 위치한 한 작은 시골 교회에서 열렸던 한인입양아 잔치에 재미한국부인회와 기타 한인단체들과 함께 참석해 한인입양아들의 미국인 부모들과 많은 얘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대부분의 입양아 부모들은 불임문제로 고민하다가 입양을 결정하게 됐고, 솔직히 처음부터 한인입양아를 원했던 것은 아니었다고 대답했다. 단지 국내에서 미국아이들을 입양하는 과정이 수년씩 걸려 시간소모가 많기도 하지만 건강한 아이를 찾는 것도 상당히 힘들기 때문이라고 이들은 설명했다. 여러모로 훨씬 수월한 국외입양을 추진하던 중 알선 기관을 통해 맞아들인 입양아가 한국아이들이었다는 것이다. 피부색도 다르고 한국문화도 제대로 아는 것이 없지만 일단은 오랜 기다림 없이 내 아이를 가질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들은 기뻐했다고 한다.
한인입양아들은 어차피 부모와 피부색이 다르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자신이 입양된 사실을 알면서 성장하고 있었다. 대부분 입양아들의 연령층이 어려 아직까지 정체성 문제로 부모와 큰 가정문제를 일으킨 사례는 없었지만 입양아 부모들은 언젠가는 닥칠 일이라고 생각하며 담담해하면서도 일부 입양아동들은 이로 인한 갈등으로 성장하면서 정신이상증세까지 보이는 경우도 많다는 이야기를 전해줬다.
유달리 한인입양아들이 많이 있다는 업스테이트 몇몇 지역에는 이처럼 우리가 버린 한국의 아이들이 남의 손에 의해 성장해 가고 있었다. 몇몇 입양아 부모들의 한결같이 똑같은 바램은 한인입양아들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한인이나 한인단체들과의 교류를 더욱 자주 갖기 원하는 것이었다. 그날 행사를 위해 인근 지역에서 평균 한 두 시간씩 운전을 하고 찾아왔던 부모들은 자신들도 나름대로 한인입양아들을 위해 한국에 대한 공부를 하고 있지만 한계를 느낀다고 토로했다. 조금만 더 자주, 보다 가까이서 한인들과 교류할 수 있는 방법이 마련된다면 한인입양아들과 그 부모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한인입양아에 대한 한인들의 보다 많은 관심을 애원했다.
우리가 버린 한인아동들은 입양된 후에도 한인들의 관심 뒤로 밀려난 채 또 한차례의 버림을 받고 있다는 현실이 기자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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