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한인사회의 기독교 성장은 주류 교계가 경탄해마지 않을 정도로 대단하다.
특히 지난 80-90년대의 폭발적 성장은 엄청난 것이어서 한때 남가주지역 교회수를 1,300개로 추산하기도 했으며 미주 한인의 70%를 기독교인으로 추정하는 것이 당연시되어왔다.
그러나 최근 본보가 여러 자료를 토대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남가주의 개신교회수는 750-800개로 안정세를 보이는 한편 이번 교회 예산조사에서 드러난 바와 같이 점차 대형화되어가고 있다.
그런데 큰 교회는 과연 그 ‘덩치값’을 하고 있는가?
예산이 많은 대형교회가 선교와 구제, 교육사업등 일을 많이 한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경쟁적인 성전건축과 기업화 경향등 비난도 많다. 그 많은 예산의 50% 이상은 교회 건물유지와 관리, 행정, 목회비등 경비에 사용되고, 교회건물을 짓는다거나 음향 및 영상시설등 비본질적 활동들에는 돈을 쏟아 부으면서 구제, 선교등 교회 본연의 봉사활동에는 10%도 안되는 예산을 집행하고 있다는 비난은 어제 오늘 나온 이야기가 아니다.
또한 교회가 해야할 일, 관심을 가져야할 사회적 이슈에는 더딘 반응을 보이다가 다른 교회가 참여하기 시작하면 경쟁적으로 달려들기 시작하는 ‘업적주의’, 일부 세속화된 목회자들의 성장지상주의에 따른 과시용 사역, 교회가 커지면서 주변의 작은 교회들에게 주는 피해등 부정적인 영향이 큰 것도 사실이다.
이민교회는 종교집단으로서의 성격보다는 한인이민자들의 모임이라는 특성이 짙기 때문에 ‘끼리끼리 모인다’는 지적도 피하기 어려운데다, 대형교회일수록 담이 높아 실직자, 이혼자, 장애자, 문제청소년등 정말 교회가 돌보아야할 소외된 사람들은 들어설 자리가 없다는 사실도 자주 손가락질 받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대형교회는 교회 공동체다움을 잃어버렸다는 지적도 있다. 성경적인 목회자상은 양을 아는 목자, 양을 위해 목숨을 버리는 목자인데 대형교회 목회자들은 교인을 잘 모른다는 것.
따라서 자연스럽게 크는 것이야 어쩔수 없지만 이미 큰 교회가 더 커지려고 몸부림치거나, 작은 교회앞에서 으스대는 것은 지양해야할 것으로 여겨진다.
이제 미주한인사회에도 대형교회가 많아졌다. 그러나 크건 작건 모든 교회의 사명과 책임은 똑같다. 교인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한 충분한 돌봄과 사랑, 사회의 짐을 함께 지는 건강하고 생명력 있는 사역, 지상과제인 적극적 선교활동이 균형을 이룬 진정한 교회의 모습들로 성장해가길 기대한다. 그리하여 사회에서 소금맛을 내고 빛의 구실을 다하는, 교회를 위한 교회보다 세상을 위한 교회가 많아지기를 2001년 문턱에서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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